MAIN_처음   |   GUEST_방명록
스코트 니어링 평전을 읽고...
Book | 06/11/01 14:34




스코트 니어링 평전을 읽고....




독서의 계절인 가을에 중심인 10월, 하지만 나에게 이번 가을은 이상하리만치 활자 두려움에 빠진 시련의 기간이었다. 게다가 집어들었던 책들이 맙소사... 슈마허의 '작은것이 아름답다'와 '니어링 평전'이었다. 어떻게 읽었는지 무엇을 읽었는지... 그냥 눈가는 대로 활자를 스칠뿐 머리속에 맴맴도는 어려운 경제학 용어들과 사회주의 용어들... 그리고 시대적 상황들은 책을 읽으며 이해하는데 상당히 어려웠음을 인정한다.


스코트니어링은 한 세기를 살아가면서 혹독한 시대변화기에 자신의 사상과 소신을 완성해 갔다. 그의 의지와 소신을 사회에서 실현하려고 평생을 노력한 거룩하면서도 나약한 한 인간이었다. 이데올로기를 어린시절에 지나친 나로선 사회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를 운운하는것 자체에 별 감흥이 오지 않는다. 사실 니어링이 초창기에 가졌던 종교적 경제적 관념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니어링은 아주 강한 도덕적 신념과 부의 정당한 분배에 따른 인간의 본질적인 행복을 추구함으로써 기존의 자본주의 체제에 강한 환멸을 느끼고, 급진주의적 변화 혹은 혁명으로 미국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운동을 이끈 장본인중 한명이다. 하지만 평화주의자이기도 했던 그는 이데올로기로 가는 직전에서 무력사용으로 치닫는 이념전쟁에 반대의 목소리를 울림으로써 친정인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에게조차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고, 자본주의자로 돌변한 아들(존)과의 관계마져 끊으며 자신의 소신을 지켰다.


니어링의 평전을 보면서 20세기 초의 사회변화를 살짝 엿볼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자동차와 이혼하라'라는 책에서 자동차가 몇몇 집단 이기주의로 도로를 점령해 가는 과정처럼 자본주의가 사회를 잠식해가는 과정을 엿보았다. 그리고 지금 그 자본주의가 무럭무럭 자라 이제야 지구환경 파괴로 인해 점차 시들어 가기 시작했다. 꽃을 피우는 과정은 달콤하고 즐거웠으나 시들어가는 과정은 그리 순탄해 보이질 않는다. 미국 등의 몇몇 국가는 대규모 자본주의를 키우기 위해 지구를 엄청나게 파해쳤고, 결국 지구온난화라는 최대 위험을 가슴에 품었다. 어쩌면 몇십년뒤에는 나는 니어링의 사회주의가 옳았다는 것을 인정하며 눈을 감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마져 든다.


물론 난 니어링이 평생을 몸바쳐 지키려 했던 공산주의, 자본주의 등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자본주의를 찬양하며 돈을 추구하는 그런 세대도 아니다. 지금 나에겐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냐 즉,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 택일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문제, 우리 눈앞에 처한 죽느냐 사느냐의 지구환경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해결을 못한다면 어떻게 조금이라고 늦출 수 있을까?라는 문제에 더욱 관심이 간다. 그린디자인을 공부하면서 갖게 된 지구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신념을 확고히 하는 것도 주위의 온갖 유혹에 상당히 벅차다. 실제로 때론 여러방향으로 공격으로 받고 또 타협해 나감으로써 나의 본래 취지나 신념이 조각나기도 한다. 이런 나에게 있어 니어링의 자세는 상당한 반성을 느끼게 했다. 니어링은 강의를 할때 유머를 섞거나 다른 사람을 이해시키려는 강의 기법들을 절대 배제하고 강의를 한다고 선생님께 들었다. 그럼에도 그의 강의나 강연은 늘 청중들로 붐비었고, 그의 강의를 들으려는 사람은 계속 늘어났다. 오직 자신의 소신만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았고, 또 설득시키려고 노렸했다. 확고한 신념과 사상으로 노동자와 미국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주목할만은 것은 니어링은 한평생을 살면서 그는 늘 자신이 속한 조식에서 배신을 당했지만 그는 절대 그의 사상과 철학 그리고 동지를 배신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볼수 있었다. 실망을 안겨준 공산주의와, 소련에 환멸을 느꼈지만 드러내놓고 욕을 하지 않았고, 나아가 미국의 노동자와 자신의 신념과도 끝까지 함께 했다. 실제로 마직막 장에 이르러 패기있던 시절 늘 대중과 학생들에게 주목받았고, 때론 말 한마디로 정부를 긴장하게 했으며, 한 세기의 변화를 주도해가던 니어링이 거의 90세에 이르러 더이상 대중과 학생들이 그의 연설을 사회변화의 이슈가 아닌 삶의 자세, 꿈과 이상으로 받아들이는 현실을 인정하는 대목에서 눈시울이 뜨거웠고, 연민을 느꼈다.


비록 니어링이 사회를 변화시키지는 못했지만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씨앗을 심은 것에는 틀림없다. 니어링이 심은 씨앗들이 곳곳에서 맑은 정신과 신념으로 자라고 있고, 오늘에 이르러 나의 가슴속에도 니어링의 씨앗이 하나 심어졌다.



책의 가장 마지막에 니어링의 소신을 축약한 듯한 대목을 소개한다.



"니어링은 <조화로운 삶>에 썼듯이, 어떤 일의 가치는 그것의 난이도나 성패 가능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달성하려는 비전과 계획, 결의, 인내, 노력, 투쟁에 있다는 것, 삶은 획득이나 축적보다는 꿈과 노력으로 풍요로워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이는 꿈을 가졌네.
찬란한 봄날에서
숨이 막히는 무더운 여름을 지나
영광의 가을에 이르도록


그래, 비와 태양과 바람에 맞서며
저녁 햇살에 반짝이고,
샛별에 손짓하는 나뭇잎처럼,
즐거운 방랑자에서
비천한 노예로 전락한 그이가
마침내 자유를 얻었네.


그이는 오랫동안 꿈을 가졌네.
지금도 그 꿈을 버리지 않았네.
빛나던 그이의 자리는
이제 다른 사람으로 채워져야 하네.


그이처럼 용기 있는 사람은 누구.
태양에게 인사하고
폭풍을 견디며
별빛과 함꼐 즐기다
마침내
삶의 끈을 늦춘 채 멀고 먼 곳으로
날아가네.


최선을 다한 사람은 갈 수 있네.
그이는 살며 열정적으로 일했네.
우리가 그이에게 전 빚을 갚는 길은
그이가 남긴 일을 하는 것.




스코트 니어링




+++++++++++++++++++++++++++++++++++++++++++++++++++++++++++++


니어링은 결국 세상을 바꾸는 것에는 실패하였다.
하지만 그의 열정과 희망을 꿈꾸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
그 과정이 삶의 진정한 풍요라고 말하고 있다.


윤호섭선생님이 강연중에 마지막에 간직하고 싶은 꿈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선생님은 읽고 계신 책3권을 소개하면서
당신이 퇴직후의 삶이나 꿈꾸를 세상을 전혀 염두해 두지 않고 있으며
현재 당신을 둘러싼 생각과 삶에 충실하고 있다는 대답을 하셨다.
미래를 설계하지 않는 자신이 철이 없다는 표현으로 마무리하셨지만
난 그 얘기를 들으며 내 주위를 다시금 돌아보고 챙겨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미래는 현재의 완성됨이 차곡차곡 쌓이며 형성되는 것이다.
어떤 목표를 성취해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목표를 따로 정하지 않고 그 과정을 흠뻑 즐기는 것이
개인적인 삶의 진정한 가치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아직 이렇다할 꿈꾸는 세상은 없다.
막연히 무언가 변화를 바랄 뿐이다.
그 변화를 위해 내가 사색하고, 책읽고, 디자인하는 과정속에서
내 삶의 풍요로움을 갖는 것이 진정한 것이 아닐까..
 
 
 
관련글(트랙백) | 댓글






[PREV]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NEXT]
ecocreative _ecological + creative
> Calender; 
> Category
분류 전체보기 (763)
Portpolio (99)
News & graphic (57)
Life (247)
Green_design (131)
Design (124)
Book (45)
memo (60)
> Article
+ 블로그 이동
+ 디자인에 박사 학위가..
+ 새 블로그
+ 메모
+ 갈림길
+ 디자인과 테크놀로지_..
+ 공생 공존
+ 이제석
+ 빈센트 반 고트(goat, 염..
+ ‘디자인 광풍’이 낳.. (2)
> Comment
+ 랜드의 선봉장~!! cod..
+06/24 - awdawd21
+ 카 지 노의 선봉장~!! ..
+11/06 - 김혜수
+ 어제 SBS스페샬의 "..
+12/10 - christa
+ 지금 보니까... 저도 4번..
+08/25 - 여경
+ 경향신문의 CI가 이렇게..
+08/24 - 윤희형
> Link
+ 강구룡 griong
+ 강주현_jdextaphor
+ 경향신문
+ 구정은 ttalgi21
+ 구혜린 greendolphin
+ 권승순 suede94
+ 권준호 jhkwon
+ 그룹사운드 magenta
+ 그린디자인전공
+ 김성라 rockoon
+ 김유진 greenankh
+ 김의래 euirae
+ 김진수 irrawaddy
+ 디자인 시장
+ 디자인 읽기
+ 서용빈 pyrechim
+ 성재혁 iamjae
+ 손미현 sohnmyun
+ 식탁 jejeji
+ 유혜인 haein85
+ 윤여경 ecocreative_2
+ 윤여경 새 블로그
+ 윤호섭 greencanvas
+ 이경재 ecodress
+ 이명우 greening
+ 이여형 liveinharmony
+ 이지원 hongjt10
+ 이진윤 leejeanyoun
+ 전씨 amberjeon
+ 정진열_therewhere
+ 제주부부 arooki
+ 지속가능디자인포럼..
+ 최성민_minister
+ 커뮤니티 nongjang
+ 트위터_tigeryoonz
 Trackbacks
 Archives
 Visitor count
_위치_이웃로그 +RSS +관리자

 

 

Warning: Unknown(): open(.//session_path/sess_797ba3ce8a2dc60622fe9d7f18bcb253, O_RDWR) failed: No such file or directory (2) in Unknown on line 0

Warning: Unknown(): Failed to write session data (files). Please verify that the current setting of session.save_path is correct (.//session_path) in Unknown on line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