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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라
Portpolio | 11/07/23 23:29
장일순 선생님 책을
보자마자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를 읽었다.
에셀은 우리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혁명을 위해서는 분노하라고 말한다.
이 분노는 레지스탕스적 분노로 상대방을 부정하고 미워하는 분노다.
그리고 내편을 사랑하는 마음에서의 분노다.
하지만 분노는 기대감에서 희망에서 나오는 실망감이다. 반감이다.
그래서 엎는 혁명으로 귀결된다.

반면 장일순 선생님은 혁명하고 싶으면 상대를 사랑하라고 말한다.
이는 오랜 종교의 일관된 가르침이면 오랜만큼 강력한 로고스다.
혁명의 목적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면 상대를 사랑하고 포용하고
아래로 아래로 지향하는 것이 완전한 혁명이 될수 있다.
서양의 헤게모니 다툼이 아닌
헤게모니를 감싸안는 사랑에서 진정한 혁명적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니 분노하라는 스테판 에셀의 충고에 반감부터 앞선다.
하지만 이 반감마져 포용하는 것이
장일순 선생의 가르침이니 어쩌겠나...

물론 에셀의 '분노'는 비폭력에 근거한다.
'분노'가 행동을 낳고, 행동은 비폭력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분명한 논리가 있으나 그 어떤 합리적 논리가 있더라도
시작이 분노라면 나중에는 선택의 문제에 놓이기 마련이다.
반면 시작이 사랑이라면 선택할 것 없이
그 도도한 흐름에 스스로를 맡기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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