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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 한알 속의 우주'_ 장일순
Book | 07/02/12 14:36




'나락 한알 속의 우주'



'나락 한알 속의 우주' 라는 제목에서 책의 내용을 짐작할수 있다. 우리는 나락 한알 속에도 우주가 있다는 것을 주변에서 곧잘 듣곤 하지만 정말 이것를 느끼고 있을까? 늘 지식으로 무언가를 알고 있지만 그것을 얼마나 느끼고 실천하고 있는가?


디자이너로 일가를 일구겠다는 꿈에 부푼 시절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메세지를 남발했고,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며 나의 메세지를 마구 왜곡했다. 그린디자인을 처음 시작했을때에도 '앞으로의 화두인 환경문제를 디자이너가 어떻게 이용해 먹을까' 라는 고민에 골똘했으며 효율적인 세상,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노자와 간디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거리면서도 이런 것들이 과연 디자인에 도움이 될까, 환경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까.... 이제와서 돌이킬수는 없는 것이 아닐까... 라는 벽에 부딪치곤 했다.


최근에 읽은 윤구병의 '잡초는 없다'와 이 책을 보면서 나는 인간과 공동체에 대해 여러각도로 생각하게 된다. 삶의 자세와 더불어 환경문제와 디자인 문제도 모두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전에 가졌던 우리가 무엇을 위해 그린디자인을 공부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또 다른 대답도 생각하게 된다.


생명공동체..... 그리고 사람.....
우리는 사람이다 위에는 하늘이 있고 밑에는 땅이 있고 중간에 내가 서있다. 메를로퐁티가 현상학에서 얘기했든이 여기서 누가 존재이고 어떤 곳이 진짜인지를 구별됨이 없다. 그저 모두가 연결되어 소통되고 있으며 하나를 이루고 있다. 사람 사는 이치도 마찬가지로 모두가 연결되어 소통되고 있음에도 자꾸 나와 남을 구별하고 나를 따로 떼려고만 하면서 온통 이기심에 가득찬 지옥이 되고 만다. 황석영씨가 얼마전 신문에서 얘기했듯 지금 우리나라는 무척 혼란스럽다. 모두가 대통령이다. 모두가 왕이고 대통령인 세상이기에 저마다 의견을 얘기하고 저마다 나름대로 비판을 한다. 이것은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이치임에도 우리는 그런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여기서 왜 인간만이 왕이어야 하는가.... 나무도 왕이고, 풀한포기도 왕이고, 지구의 온갖것들이 모두가 왕일수 있고 또한 왕이다.한갓 미물들은 왜 왕이 될수 없겠는가... 그러기에 우리는 나를 포함한 모두를 서로 공경해야 한다. 모두가 함께 누릴수 있는 생명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
작은 나노 세포에서 부터 전체 우주까지 우리는 모두 공동체로 인식하고 살아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런 마음 자세를 가진다면 작금의 환경문제는 사실 저절로 해결될 문제다. 그저 현상적인 문제만을 가지고 이것을 고치면 많은 것이 해결 될듯이 침튀기며 애를 쓰고 있다. 너와 나를 나누고, 인간과 자연을 나누고, 상하좌우로 나뉘어 서로 먼저 차지하려고 기를 쓰고 있다. 모두가 하나이고 공동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꾸만 무언가를 나누고 있음에 근본적으로 처음부터 시작을 잘못하고 있는 오류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주변에서 장일순씨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그분을 잘 알지 못했다. 그저 노자를 말씀하시는 몇마디만 흘려 들었을 뿐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한살림 공동체' 강연에서 말씀하신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다. 생전에 글을 남기지 않았으니 그분의 글은 따로 찾기가 어렵기에 장일순씨를 존경하는 분들이 그분의 강연을 글로 옮겨 놓았다. 구구절절 가슴속에 새겨진다. 구구절절 머리속에 기록해야 한다.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공동체를 이루어야 할지를 느끼고 실천해야 하는지를 일러주신다. 우리 앞에 닥친 많은 환경문제가 해결될 것이고, 혹 해결되지 않더라도 환경문제로 야기되는 위기들을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받아들일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처음 환경문제를 산업화의 문제로 보고 산업화의 방향을 바로 잡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했다. 조금 지나 환경문제는 사회적 문제로 보고 사회적 해결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조금더 지나니 환경문제는 생태윤리와 생명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하고 교육과 사회적윤리를 되새기고 강조하곤 했다. 지금 장일순씨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또 다른 환경문제의 근본을 보았다. '관계'이다. 나와 나의 관계, 나와 다른사람과의 관계, 나와 다른 대상들과의 관계 등등 나와 관련된 모든 것들의 관계에 따른 공동체 의식이다. 예수, 부처, 간디, 노자, 프란체스코 등 인류의 성인들은 모두 이 관계의 불합리함을 엄하게 꾸짖으셨다. 서로가 공생하기 위한 마음자세와 공동체 의식의 정착을 위해 힘쓰셨고, 인류가 몇천년동안 그 가르침으로 그 존재를 유지해 왔다. 관계를 소중히 하기 위해 욕망을 누르고, 겸손하고, 서로가 도움이 되는 자세를 진리로 받아 들였기에 인류가 지금까지 그 명맥을 유지해온 것이다. 하지만 요 근래 그런 관계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서로가 서로의 욕심만을 내세우면서 지나친 산업화를 나았고 환경문제를 야기시켰다. 자연과의 관계를 망각해온 지난 100여년의 산업화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결국 산업화의 당사자들인 과학자들마져 그 위기의 심각성을 토로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인류의 성인들의 말씀을 마음속에 되새긴다. 그동안 망각했던 그들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가슴을 친다.


나락 한 알속에 우주가 있듯이 조금씩 우리 마음속에 샘솟는 가르침을 되새기고 개개인이 서로의 주위를 둘러보고, 하나씩 해나가면 된다. 부처님의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란 말뜻을 나와 다른사람과를 차별하는 태도가 아닌 다른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의 자신을 느껴야 한다는 장일순선생의 말씀을 새겨야 한다. 스스로의 행동이 주변에 미치는 영향을 잘 어림잡아 스스로의 행동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그러면 다시 우리의 삶과 인생이 조금씩 따뜻해 지고 미소짓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원주에서 태어나 장일순 선생께서 건립한 대성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난 그분의 존재를 몰랐다. 나는 윤호섭 선생님의 추천으로 그 분 관련 책들을 접하게 되었다. 같은 고향하늘에 훌륭한 스승이 계셨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뒤늦게 알게 된 스스로를 자책하게 된다. '왜 원주에 사느냐'는 질문에 '고향이 원주이기에 원주에 사신다'는 장일순 선생의 너무나 당연한 말씀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신다. 스스로가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지 많은 지표가 되어 주신다. 이미 돌아가셨기에 이제 뵐 수 없지만 이번 설에 원주에 가게되면 그분의 생가를 꼭 한번 들려야겠다. 그분의 그늘 아래서 20여년을 살아왔음에도 그 존재를 이제야 알았으니 너무나 한탄스러울 따름이다.




김지하 시인이 장일순 선생을 그린 <말씀>이란 시이다



말씀


하는 일 없이 안하는 일 없으시고
달통하여 늘 한가하시며 엎드려 머리 숙여
밑으로 밑으로만 기시어 드디어는
한포기 산속 난초가 되신 선생님
출옥한 뒤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록 사람자취 끊어진 헐벗은 산등성이
사철 그늘진 골짝에 엎드려 기며 살더라도
바위틈 산란 한포기 품은 은은한 향기는
장바닥 뒷골목 시궁창 그려 하냥 설레노니
바람이 와 살랑거리거든 인색치 말고
먼 곳에라도 바람따라 마저 그 향기 흩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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