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半)을 살았다
내 나이 35
어제가 생일이었다.
한 인간의 일생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항상 우리는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
지난 10대의 꿈, 20대의 꿈은 달랐지만
꽤나 이상적이었고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30대의 중간즈음을 살고 있는 지금
내 눈은 낮아지고 있다.
점점 낮아져 지금은 내 주변에 시선이 머물고 있다.
얼마전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내가 만약 인생의 중간을 달리고 있다면
지난 인생은 어떻게 평가할수 있을까?
그리고 남은 인생동안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일까?
사실 돌이켜 보면 그닷 나쁘진 않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문제는 내일이다.
앞으로 남겨진 일은 불투명하다.
하지만 나에겐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까지 멀리만 보며 살았다.
이제는 주변을 보며, 나 자신을 보며 살아야 한다.
이 순간에 주어진 공간과 시간을
소중이 아끼고 살펴야 한다.
그렇게 남은 30대를 살고 40대로 넘어가리라
어제는 조촐한 축하를 강요받았다.
조각케익은 팀버튼 영화속에 나올법한 커다란 케익 같았고
아슬하게 꽂여 있는 여린 초 하나는 마치 전쟁을 알리는 봉화와 같았다.
이들이 있기에 내가 존재하고 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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