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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버칼멘_Tibor Kalman
Design | 09/04/13 18:59
위원회 같은건 개나 줘라

부제: 괴짜는 죽지 않았다




원문 출처: Tibor Kalman: Perverse Optimist, 1998 _ 이지원 옮김(http://www.typeandyou.com)



  특이한 열정에 불타오르는 예술가와 기업 위원회 사이의 싸움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오늘날, 얼굴없는 위원회는 예술가들에게 대중이 원하는게 무엇인지를 공부하라고 강요한다. 개성을 지우고 평범해지라고 말한다. 사상이나 열정은 모두 내다 버리고 아무도 관심조차 두지 않는 그런 허풍을 토해내라고 요구한다. 지금까지 건축, 제품, 그래픽 디자인을 비롯한 모든 매체는 어떻게 주식값이나 좀 올려보려는 기업의 전략을 따라 소처럼 충실히 일했다. 생각과 열정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다. 창의력이 있는 인재들은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는게 고작이다.
  잡지 편집인들은 보도의 자유를 박탈당한채 발행 위원회의 수족이 되어 움직인다. (발행 위원회는 광고 위원회가 조종하는 꼭두각시다.) 텔레비전은 방송사 사장님께서 고용하신 프로듀서, 광고인, 변호사, 마케팅 전문가들에 의해 이리저리 휘둘린다. 그들은 멍청한 프로그램을 내보내서 어떻게든 방송 내용을 '하향 평준화' 시키라고 명령한다. 영화 제작자들은 예상 관객층이 좋아할만한 엔딩으로 내용을 짜맞춘다. 거리에 굴러다니는 자동차들은 하나같이 다 똑같이 생겼다. 건축에 대한 판단을 회계사가 한다. 광고는 쓰레기다. 극장은 죽었다.
  미국의 문화와 미국인의 취향은 기업이 좌지우지한다.
  우리 문화는 철저한 기업문화다.
  과거에는 달랐다. 문화는 언제나 상업활동의 반대편에 섰던 때가 있었다. 문화는 부자들이 만든 '컨텐츠'를 배달하는 퀵서비스가 아니었다. 그리 멀지 않은 옛날, 자수성가해서 산업의 선두에 섰던 기업인들은 수십억원을 문화산업에 기부하는 일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카네기는 도서관을, 록펠러는 예술 박물관을 지었다. 포드는 국제 재단을 설립했다. 그런데, 요즘 부자들은 어떤가. 빌 게이츠? 아이즈너? 레드스톤? 그놈들이 하는 일이 뭔가? 스팸메일을 뿌려대며 판매 실적을 늘릴 뿐이다. 그동안 창의력있는 예술가들은 그저 '컨텐츠'라든지 '지적재산' 따위를 만들고 앉아있어야 했다. 잡지와 영화는 제품 광고를 전달하는 '유통시설'로 전락했다.
  물론, 모두 그렇다는건 아니다. 겨우 99퍼센트만이 그럴 뿐이다.
  이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한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우리는 틈새를 찾아야 한다. 세상에는 아직 괴짜 기업가가 살아남아있다. 거의 멸종됐지만 아직 다 죽지는 않았다. 그들은 문화와 디자인이 지갑을 배불려주는 수단이 아닌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업이라는 사실을, 돈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만약 그들이 조금 다른 길을 걸었다면 당신처럼 창의적인 일을 하는 괴짜가 됐을지도 모른다. 믿음을 잃지 말라. 그들은 아직 살아있다. 만약 운좋게 그런 기업가를 만나게 된다면 부디 극진히 대접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들이 당신 손에 쥐어주는 돈으로 세상을 바꿔라.



1998년 뉴욕에서, 티버 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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