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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인 것
Life | 10/04/15 10:19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



최범의 디자인 서당 2번째 수강을 시작했다.
디자인 교과서, 보편성과 특수성에 대한 날카로운 견해를 들으며
다시금 내가 속한 이 사회, 디자인 사회, 삶을 돌아보는 사색이 시작되었다.


보편성과 특수성의 문제.
서구의 보편성으로 도배된 이 사회에서 한국의 특수성이 무시되는 현실사회,
도리어 기형적인 한국의 특수성이 성장하고 강화되어 본래의 한국의 특수성이 말살된 현실을
한탄하는 우려의 목소리는 마치 함성과 같이 다가왔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문장에서 '한국적'이라는 특수성과 '세계적'이라는 보편성이
함께 존재하는 이 문장은 모순
된 것임을 지적하며 가장 한국적인 것은 세계적일 수 없다고 하셨다.
공감한다.


이 기형적인 한국의 특수성은 과연 무엇일까, 어떻게 해결할까
한국적인 것은 우선 한국의 특수성의 문제의 틀에서 풀어야 한다.
급성장으로 인한 성장통으로 기형적인 한국의 특수성은
기형적인 것들이 섞이고 엉킨 실타래가 되었다.
이미 이것은 한꺼번에 풀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언제까지 진단만 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미 진단은 각계에서 내려졌다.
진단이 내려졌으면 치료가 시작되어야 한다. 실천이 필요하다.
무엇을 실천할 것인가 묻는다면 이것도 이미 답은 내려졌다.
나약한 정신은 나약한 권위에 기생하려 한다.
나약한 껍데기를 깨고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것을 위한 실천이 필요하다.
주변에 기생해서 성장하려는 노력은 이제 그 빛을 잃는 시대가 오고 있다.


또,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일 필요가 있는가'라는 문제도 동시에 제기되어야 한다.
한국의 특수성의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은 세계의 보편성이 될 필요는 없다.
한국적인 것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기 위한 노력이라는 인식부터 버려야 한다.
한국적인 것은 우리의 문제이다. '결자해지結者解之' 우리의 문제는 우리를 위해 우리가 풀어야 한다.
한국인이라 자랑스러워 하고 한국인임을 자처하면서
다른 곳을 삶을 경외하고 그것을 지향하려 하는가. 무엇이 그렇게도 부러운가
옳은 판단을 위해 다른 곳의 이념과 역사, 그 과정은 이해해야 하지만
우리의 문제를 다른 곳의 이념으로 해결하는 것은 이상일 뿐이다.
그 잣대로 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무모할지도 모른다.
또한, 우리 것을 세계에 자랑하기에 급급한 문제해결은
결코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조금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세계에 인정받기 위한 노력은 결국 소수의 문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다시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라는 맨 처음으로 문장으로 돌아가
과연 특수한 한국이 보편적인 세계적이어야 하는가.
특수한 것은 특수한 것 자체로 인정받는 것이지 결코 보편적인 것일 수는 없다.
하지만, 지나치게 특수한 것을 특수한 것만으로 옭아매는 편협함도 가질 필요도 없다.
자신을 너무 사랑해서 홀로 방안에 누워 큭큭거리는 것도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특수한 것이 정말 옳다고 여겨진다면 그것은 자연히 보편적으로 받아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특수성을 보편성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도 좀 웃긴다.
자신의 특수성은 그 자체로서 옳은 방향으로 끌어가야지
보편적으로 성형하려는 것 자체가 기형적인 결과만 낳을 뿐이다.
균형.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균형 있는 자세와 판단이다.


아직 우리는 약하다. 나는 나약해서 옳고 그름의 판단조차 부족하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라는
나에게 당면한 문제를 인식하는 과정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이것은 언제나 스스로에게 반문하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천천히 꾸준히 진행되어야 한다.
성급한 진단은 나를 엉뚱한 방향으로 기울게 할 수 있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길게 내뿜으며 조급함을 달래야 한다.


결국, 디자인이란 이런 것이 아닌가.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과정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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