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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위한 디자인 _ 나이젤 휘들리
Book | 07/03/06 11:29
사회를 위한 디자인 _ 나이젤 휘들리



그린디자인을 공부하고 그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나로서는 현시대의 디자인과 그린디자인의 경계선에서 많은 갈등에 놓이게 된다. 처음 윤호섭선생님께서 그린디자인 전공을 개설하실때 주변에서 '그린디자인은 디자인의 한 분야가 아닌 앞으로 나아갈 디자인의 방향이기에 디자인에서 그린디자인을 따로 떼어내기에는 무리가 있다'라는 비판에 부딪치셨다고 한다. 딱히 틀린말도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지금 우리가 그린디자인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그린디자인을 주류디자인에서 따로 떼어내서 고립시킴으로서 그린디자인의 방향을 흐릴수 있는 잘못을 범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게 된다. 그러기에 조금이라도 먼저 그린디자인을 접해가는 상황에서 그린디자인의 존재에 대한 수많은 고민은 나에게는 의무일지도 모른다. 또한 내가 그린디자이너로서 어떤 분명한 신념을 가지기 위해서도 그린디자인의 영역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앞으로의 디자인의 방향자체가 그린디자인 즉, 디자인=그린디자인의 시대가 도래하기 전에 먼저 그린디자인을 접한 자로서 그 올바른 방향성에 대한 갈등을 간과할 수가 없다.
하지만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디자인사에서 디자인의 탄생과 그 역할에서 그린디자인이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 이익기반의 디자인 환경에서 환경과 사회에 해를 덜 끼치도록 조정했다고 그것을 그린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린디자인의 기본적인 취지에 맞지 않는 디자인을 비판하고 서로 절충함으로서 최악을 막아내는 것이 앞으로 그린디자인의 역할모델인가?
어쨌거나 모든 디자인상황에서 그린디자인이란 이름자체가 공격받기에 딱 알맞다. 이런 갈등속에서 나이젤 휘들리의 사회를 위한 디자인은 이런 사색의 이정표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나이젤 휘들리는 이미 15년전쯤에 빅터파파넷을 위시한 여러 디자이너들의 비판을 취합하여 그린디자인의 방향성을 논했다.
사회를 위한 디자인의 초입에서는 소비를 위한 디자인과 그린디자인과의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소비를 조장하는 디자인 자체는 그린디자인의 방향성과 부합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린디자인을 공부할때 효율적인 시스템과 제품디자인(즉 모더니즘, 미니멀리즘 등)도 그린디자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한 친구는 아예 미니멀리즘과 그린디자인을 동등하게 여기는 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소비시대 디자인의 선두주자인 모너니즘과 그린디자인은 태생자체가 다르다고 이야기하며 단순한 효율적이고 배려있는 디자인을 그린디자인이라고 부르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그린디자인은 소비를 재촉하는 현대 주류디자인과의 대립적인 공존속에서 좀 더 사회를 위한 기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2001년 국민대 조형전의 주제였던 소수를 위한 디자인, 유니버셜디자인 등이 그린디자인의 방향성과 부합되며 페미니즘적인 측면에서 좀더 세상을 포용하는 디자인의 방향성이 그린디자인의 방향이라고 얘기한다. 물론 여기서도 그린디자인의 명확한 정의를 내리진 않는다. 하긴 정의를 내려 그린디자인을 어떤 틀안에 가둔다는 것 자체가 문제의 소지가 있다.


디자이너로서 어떤 성과를 이루고 댓가를 가져가는 현 사회 시스템속에서 자칫 잘못하면 그린디자인의 방향성이 변질될 우려가 크다. 우리가 디자인을 공부함에 있어, 좀더 확대해 초등학교에서 미술를 공부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력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창의력을 위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읽고, 느낀다.
게다가 사회가 발전할수록 창의력의 중요성에 대한 목소리는 점점 높아진다. 근래들어 경제, 사회, 과학, 스포츠, 행정 등등 모든 분야에서 창의력을 강조하고 있다. 모든 매체와 교육에서 창의력 교육에 대한 열의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사실 이것은 아주 고무적인 것이다. 지금까지의 해석위주의 교육이 창의력 교육으로 바뀜으로써 교육받는 사람들의 머리를 좀더 맑게 해 주고,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어쩌면 우리는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그 창의력의 방향성이다. 범죄의 창의력은 사회의 가장 무서운 악이 될수 있다. 모든 분야에서 올바른 방향성이 바탕이 되지 않은 창의력만을 위한 창의력이 교육될 경우 우리사회는 지금보다 더욱 혼란스럽고 무서워질수 있다.
예수, 석가, 공자, 노자, 프란체스코, 소크라테스, 간디, 소로 등등 많은 종교, 철학, 교육자들은 혼란스러운 사회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셨다. 즉 그 사회의 올바른 방향성에 기여해왔고 지금도 그분들의 바른 방향성은 사회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어쩌면 그린디자인이란 어떤 창의력에 바탕에 된 디자인만이 아닌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역시 그린디자인 자체에 특별한 경계선을 긋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모든 상황을 열어놓고 좀더 바른 방향으로 끌어가는 것이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장일순선생께서 시작하신 한살림 운동에서선 유기농 농사를 위해 몇가지 단계를 거친다. 농약을 조금씩 줄여가면서 점차 유기농으로 접근해 가는 방식이다. 이는 바로 유기농으로 갔을때 오는 타격을 완화시키고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밟아가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그린디자인의 교육과 방향도 이런 단계를 밟고 있는 것이며 의식있는 디자이너들이 서로 권유하고 교육함으로써 지금의 농약이 가득뿌려진 디자인을 점차 유기농디자인의로 바뀌도록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를 위한 디자인이'란 나이젤 휘들리의 이 책은 디자이너로서 혹은 디자인을 보거나 다루는 모든 사람들에게 올바른 디자인 방향성과 창의의 방향성을 제시함으로서 그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아무런 비판없이 어떤 것을 받아들이게 되면 우리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건전한 비판과 건전한 토론을 통한 사색의 과정이 우리가 맞을 시대에 대해 좀더 준비하고 나아갈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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