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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의 변화
memo | 11/03/01 15:01
최근의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이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한 의문에서 촉발된
나의 삶과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에 대한 의문이다.
과연 나는 어떤 가치에 둘러쌓여 살고 있는 것이고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지
또 어떤 가치에 의해 조정당하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우리는 여러가지 상황적 변화를 통해 그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에 종속되게 되어 있다.
우리는 자신이 어떤 특정한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자신을 둘러싼 어떤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를 따르고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최근 자아의 개념이 확대되고 자아를 인식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가치지향이 분명하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이 사회가 구성한 가치지향의 폭 안에서 가치를 지향하고 있기에
특별히 다른 삶이란 없다는 사실에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지난 1년과 올해 이런 의문에 의해 읽게된 몇가지 책에서
지난 100여년의 가치의 흐름을 인식하게 되었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자본주의 사회는 사용가치에서 교환가치로의 전환이라 말한다.
즉, 기존의 물건이 사용하는 것을 중요시한 사용가치가
이제는 자본의 축척을 위한 도구로 전락 됨으로서 화폐의 등장과 함께
물건이 교환을 위한 교환가치로 전락되었다고 말한다.
상대적으로 화폐는 본래의 교환의 척도나 도구로 이용되던 것에서
화폐가 자본적 전환을 이루며 사용가치가 급상승 되었다.
결국, 물건과 화폐의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보드리야드는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을 빌린
자신의 책 '기호의 정치경제학 비판'에서 교환가치의 시대에서
기호가치의 시대로 전환되었다고 말한다.
이의 기초를 세운 곳이 바로 '바우하우스'라고 말한다.
보드리야드 바우하우스가 기존의 물건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물건을 구성하는 요소를
세세히 쪼개 각각의 특성을 살피고 그 사용성을 극대화 시키는 과정을 통해
어떤 물건의 '기호' 체계를 세우는데 공헌했다고 평가한다.
즉, '텔레비젼'라는 물건은 어떤 요소들이 각기 그 특성을 발휘하면서 구성됨으로서
일종의 '텔레비젼'라는 기호적 가치를 획득했다는 의미이다.
우리 주변에 이런 기호가 엄청나게 많이 존재한다.
과거 플라톤이 진짜 개는 이데아에 있고 우리 눈에 보이는 여러 형태의 개는 그림자라고 표현했듯이
진짜 텔레비젼이라는 기호는 우리 머리속에 자리잡고
우리 눈에 보이는 텔레비젼는 그림자로서 여러 형태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이 사회는 이런 수많은 기호적 가치의 홍수속에서 기호를 통해 표현하고 살아가고 있다.
마르크스의 '교환가치'는 이제 '기호가치'로 전환되었다고 보드리야드는 선언하듯 단정한다.


최근 이런 '기호가치'의 특성을 파악한 자본가와 기업들은 이를 교묘히 활용해
자신들의 자본에 기호를 도입함으로서 시장을 형성했다.
우리가 최근 많이 언급하는 '브랜드'가 바로 이 기호이다.
애플이라는 회사의 무형적 기호는 마치 텔레비젼의 눈에 보이지 않는 기호와 같은 작용을 한다.
애플이라는 브랜드에서 나오는 수많은 제품들은 또 하나의 기호를 형성함으로서 우리는 애플이라는 기호(브랜드)를 소비한다.


이렇게 '사용가치'는 화폐의 자본화에 의한 '교환가치'로
또 '교환가치'는 물건을 정의하는 '기호가치'로
그리고 '기호가치'는 시장에서 소비의 패턴을 형성하는 '소비가치'로 전환되었다.


최근, 환경문제와 인권, 민주주의의 문제,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세계화에 대한 문제로 인해
우리 사회는 또 하나의 엄청난 저항에 직면해 있다.
현재의 중동사태는 억압된 중동 사람들이 이런 문제에 저항해
세계화에 맞선 지역화를 구축하려는 하나의 흐름이 아닐까 짐작한다.
이 뿐만이 아니라 우리는 곳곳에서 비주류적 형태로 현재의 가치에
저항하여 종교적, 사상적, 전문적, 지역적 운동들이 활발하게 이어진다.
여기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현재의 자본주의 시장체제다.
시장의 지나친 소비조장이 우리가 직면한 문제의 근원이라는 지적이 많다.
새로운 가치를 지향하는 소비구조와 패턴 변화를 위한 방향이 활발하게 모색되고 있다.


나는 이를 '인간가치'라 여기고 있다.
이제 '소비가치'는 '인간가치'로 전환하고 있다고 본다.
수많은 기업들인 이런 '인간가치'를 위한 경영전환을 모색하고 있으며
수많은 소셜네트워크들은 이런 변화를 적극 지지하고 있으며
변화를 위한 기본적 바탕이 되어 가고 있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인간가치' 다음이다.
그 다음은 과연 어떤 가치로 전환될 것인가이다.
왜냐면 이런 변화는 역사를 거듭할수록 그 속도를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사용가치에서 교환가치로의 전환에 약 100년 걸렸다고 치면
그 다음의 여러 가치 변화는 채 100년도 걸리지 않았고
지금의 가치변화는 그 속도가 더할 것이다.


나는 디자이너로서 지금까지 교환가치의 큰 틀인 현재의 소비가치를 비판하고
디자인의 사용가치로의 전환, 인간가치로의 지향을 주장해왔다.
사용가치는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하고
인간가치는 교환가치의 전향적 변화를 의미한다.
어쩌면 이 둘의 가치는 서로 모순되는 측면이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기에 이를 통합할 새로운 가치... 그것이 과연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하는지....
이 모순된 구조를 벗어날수 있는지...
또 내가 과연 지금의 사회 가치에서 자유로울수 있을지...
여하튼 심한 내적 갈등을 겪으며 이렇다할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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