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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디자인의 차이
Green_design | 06/06/15 13:00
예술_미술과 디자인 무엇이 다른가?



오늘은 우리의 수업준비 미숙으로 인한 제대로된 염색수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3일만의 수업이라 지금까지의 수업흐름이 바뀌어서 그런지 왠지 의욕도 전과 같지 않고, 다들 어수선해 보였다. 그러나 의미있는 몇가지 시도는 있었다. 우선 우리가 잘못 산줄 알았던 중국 쪽을 실험할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중국 쪽은 그 강도는 미국산이나 크게 다를바 없었다. 어쩌면 더욱더 강한 빛을 내는데 미국산보다는 훨씬 어둡고 탁한 푸른색을 내었다. 그렇기에 맑고 푸른 빛을 위해서는 미국산을 사용해야 하고, 좀 어둡고 탁한 푸른빛을 위해서는 중국산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역시 쪽의 질은 비싼 미국산이 조금 나은듯하다.
다음은 홍화와 오미자를 환원시키는 과정에서 나오는 물을 준비했어야 하는데 실수로 오미자를 준비못했다. 그래서 홍화노란물을 뺀 붉은물만 가지고 염색을 해 보았는데 한두장 정도 성공하였으나 큰 의미는 없다. 그리고 결여도의 여부를 전혀 알수가 없기에 오늘의 간색은 큰 의미는 없었다고 보아야 한다.



수업을 마치고 선생님 두분을 저녁을 모셨다.
선생님이 소개한 설렁탕집인데 상당한 내공이 보이는 듯한 집이었다. 들어서면서 부터 군침을 돌게하는 근대옛집 분위기가 벌써 "아 맛있는 집이구나"란 느낌을 오게한다. 식사를 하면서 선생님들께 염색외적의 많은 이야기를 듣고, 또 나누고 하였다. 이날 이야기를 나눈 것 중에 지금까지 종종 듣고 많은 논란을 빚었던...



"예술(미술)과 디자인이 무엇이 다른가?..."


에 대해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여기서 용어는 예술=미술로 사용하도록 양해를 구한다.)

예전에 처음으로 광고를 한답시고, 이런 저런 광고계에 계신 분들을 만난 적이 있다. 처음으로 뵌 분이 당시 CF촬영감독을 하시던 분이었는데 견학간 학생들과 술자리에서 이런 말을 한다.
"예술과 디자인이 똑같아? 아니지 다르지... 그럼 무엇이 다르냐? 예술을 산업성이 배제된 것이고, 디자인은 무조건 산업이란 말이지..."
그러니까 요점은 산업과 비산업으로써 디자인과 예술를 나누고 있는 것이다. 한 동안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이것이 어떤 진리로 받아들여졌고 어리석게도 많은 후배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떠벌려 왔다.
틀렸다. 아니 또 어떤 점에선 맞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것이 진리는 아닌 것이다. 내 생각엔 그 감독님도 당시에 그런 고민을 하고 계신 듯하다. 나름대로 내리는 주관적인 정의를 마치 진리인듯 하게 강요하신 것이 잘못이다. 그것을 맹신한 나같은 어린 아이에게 잘못된 디자인에 기본 자세를 심어주신 것이므로 분명한 잘못이다. 또 다른한편으로 생각하면 애초에 그런 생각조차 없던 나에게 고민의 주제를 던져주었다는 점에선 뭐 좋은듯하다...



이번기회에 나의 지식을 총동원하여 머리속에 다시 예술, 미술, 디자인을 정리하는 계기를 갖지게 되었다.
물론 세상이 변하듯 나와 내 머리속도 변할것이므로 분명 몇년이 지나고 좀더 많은 경험과 지식이 쌓이면 또 바뀌게 되겠지만 이쯤에서 지금까지의 변화된 내 생각을 좀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다시 용어를 예술의 본래 의미를 사용합니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예술과 디자인은 이미 나눌수가 없다. 디자인이 예술에 속해있다. 인간이 존재하고 문명이 발전하면서 예술적인 활동에 대한 욕구들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음악과 미술등의 분야들이 발전하게 된다. 중세시대에는 이미 각분야의 대가는 있을수 있어도 대부분의 명문집안의 사람들은 어느정도의 문학, 음악, 미술을 기본적인 소양으로 갖추어 왔다. 이렇듯 특별히 예술을 나누지 않았고 또 그럴 필요도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데카르트니 로크, 뉴튼등의 기계론적인 사상이 세상을 이분법으로 조각내기 시작하면서 예술에서 음악과 미술을 조각낸다. 그러면서 분야가 완전히 갈리게 된다. 음악에서 미술을 보고, 미술에서 음악을 듣던 세상에서 그저 음악을 듣고, 미술을 보는 세상으로 점차 바뀌게 된다. 이렇게 사람들의 사고방식속에는 전체를 보는 눈에서 부분을 보는 눈으로 사고의 변화가 심어지게 된 것이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자연의 파괴를 불러왔다)
우선 음악은 제껴두고, 미술을 다시 들여다보면, 중세의 귀족중심의 지배속에서 발전하던 미술은 산업혁명과 프랑스대혁명 등의 대중의 새로운 발견과 사회주의의 변화속에서 미술 자체가 귀족만을 위한 것이 아닌 대중을 생각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하게 된다. 그러면서, 대중을 위한 미술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귀족들을 위한 그림이나 조각들로는 많은 대중을 만족시킬 수가 없었다. 그것은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받기에 어쩔 수 없는 결과다. 그래서 새로운 형태의 대중미술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되는데 이런 제반 여건들에 의해 바우하우스 등의 교육기관도 만들게 되고.... 이런저런 사회적 관계 변화로 인해 현재의 디자인이란 용어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한편 미술은 자연주의, 인상주의, 팝아트 등의 그 시대적 관계성에 따라 나름대로의 발전과 성과를 이루어 가고, 디자인은 상업적인 형태들과 결합을 통하여 장식미술, 모더니즘, 미니멀리즘 등의 나름대로의 대중적인 형태로서 나름대로의 발전을 이루게 되어 오늘날에 이르게 되는데.... 지금까지는 그 모양과 형상성, 지향점등에 있어서 미술과 디자인이 확연한 차이를 보여왔기에 이 논란이 크게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들어 디자인 사조에 포스트모던의 등장과 미술의 사조가 급격하게 다양해짐으로 인해 디자인과 미술과의 구분의 벽이 급격히 무너지게 된 것이다. (애초에 구분이 없었는데 그저 시각적 습과에 의해 스스로 쌓아왔던 벽) 즉, 이분법적인 사고의 지배가 부분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디자인과 미술의 경계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어쩌면 이미 미술과 디자인의 시각적 경계는 무너졌다. 게다가 상업이니 아니니 따위의 논쟁도 그 경계가 이미 무너졌고, 여러면에서 미술과 디자인은 그 경계를 넘나들고 개인적으론 바람직한 현상이라 여긴다.
그렇다고 미술과 디자인이 완전히 같다 라고는 말할수 없다. 분명한 차이는 있다. 이건 미술과 디자인을 정의내리는 것이 아니라 출발점이 좀 다르다는 것이다. 수단과 결과는 같은 시각적 효과로 나올지 모르지만 출발과 목적의 미술과 디자인은 분명히 다른점이다.



그것은 대상과 주체이다.
그림을 그리는 자가(화판이든 컴퓨터든) 어떤 메세지를 누구를 위해 어떤 목적으로 그리느냐가 미술과 디자인을 결정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미술은 좀더 주체적이고 목적이 개인적이며 그 대상도
주체가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디자인의 목적은 철저한 조사와 경험속에서 특정층의 생활변화와 메세지를 통한 태도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함에 있어 일반적인 미술과 구분된다고 할것이다. 이렇게 되면 어떤 특정인물이 디자인의 독점적 주체가 될수 없으며 그 목적을 위한 몇몇과 목적을 추진하는 집단전체가 디자인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 만약 디자인이 단지 개인적인 작업에 그친다면 그것은 예술적인 미술이 될수도 있지만, 목적으로 충실하게 수행할 확률은 분명 떨어질 것이다.
이렇게 대상과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용어로서 미술과 디자인의 차별성만 있을뿐 특별히 디자인과 미술의 시각적 차이를 구분지으려 하면 더욱더 불필요한 소모전만이 생긴뿐이란 생각이다. 하지만 굳이 디자인의 출발점을 구분 짓는 이유는 디자이너가 독단적으로 되거나 매너리즘에 빠져버리면 디자인의 목적이 상실될 우려에서 나름대로 미술과 디자인의 선을 살짝그어주는 것 뿐이다.



기계론적인 사고관이 이 세상에 그어버린 상처가 이렇게 깊게 사회곳곳에 패여있다. 이데올로기에 의한 두차례의 세계대전, 환경파괴, 집단이기주의, 기계우월주의, 인간우월주의, 개인이기주의 등 너두나두 이분법적인 편가르기 사고방식이 낳은 결과는 인간과 자연을 충분히 병들게 하였다.

따라서 나는 어떤 것이 미술이고, 디자인이고 칼로 베어버리는 것보다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왜 미술과 디자인을 나눌려고 고민하고 있는가에 대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 더 우리에게 주어진 근본적인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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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면 06/06/16 00:11 R X
아..나도 예전엔 <디자인=비지니스>로만 생각했었는데..
이상한 것은 회사생활을 하면서 그런 생각이 더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모호해 진다는 것;;;;;

여경갤러거 06/06/18 16:09 R X
내가 생각하는 정답이 계속 바뀐다는 거...

그래서 인생이 재밌는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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