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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염색 11강
Green_design | 06/06/22 16:09
이제 천연염색 수업도 막바지에 다달았다.


지난 한 학기동안 열심히 했다면 열심이었고, 게으렀다면 게으렀다. 물론 전투적으로 야작을 하면서 염색을 몇번이고 다시 하면서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 했으나, 나의 세상과의 타협하는 과정속에서 그렇지 못한 것들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당시엔 최선의 선택이었으리라....



오늘은 염색수업으로는 거의 마지막이다. 간색을 하고 있는데 오늘은 지난시간에 한 홍화와 쪽, 정향, 양파, 밤, 철장액등을 간색하였다. 물론 나중엔 철장액과 범벅이 되어 이것저것 다 섞음으로서 진한 검정색을 내려 했으며, 급기야는 소목을 끓여 붉은빛이 도는 진한 검정 무명을 들이기까지 하였다. 실제로 검정색을 내는 과정은 엄청나게 많은 간색을 통하여 하므로 많은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고 하신다. 사람들은 늘 아주 찐한 검정색을 내기를 바라지만 그 과정을 알면 절대 팔지 못할것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동감이 간다.
그럼 오늘 염색한 과정을 살펴보면...
우선 지난시간에 한 홍화 붉은 물을 들였다. 홍화 붉은 물은 지난시간에 홍화를 담궈 놓았다가 노란물을 뺀 홍화를 다시 끄집어 내어 적당히 따뜻한 물에 홍화 붉은 물을 빼고, 알칼리를 강하게 하기 위해 탄산칼슘(잿물)을 타고, 며칠간 담근 오미자 물을 덜어내 구연산으로 산을 강하게 한후 알칼리의 홍화와 산의 오미자를 섞어 환원시킨다. 선생님께서는 이것을 꽃거품을 낸다고 하신다. 여기에 천을 담그면 무명은 꽃분홍색, 다른천은 주황색을 띄게 된다. 색이 금방 빠지고 과정이 어려운지라 홍화 염색은 귀하다. 지난시간에 다시 한번 한것이 홍화 염색을 각인시키는데 큰 힘이 된 듯하다. 이렇게 낸 홍화의 염색천을 옅은 쪽에 담그면 보라색을 띄게 된다. 그런나 선생님의 부재 속에서 우리끼리 염색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의 미숙으로 진한 쪽물에 담그어 홍화의 물이 다 쪽으로 덮혀 버리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다행이 잘된 홍화 염색천은 따로 빼놓아 잘된 홍화염색천은 건질수 있었고, 홍화와의 간색은 옅은 쪽으로 해야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래서 결국 보라색은 실패한 셈이다.
(홍화 염색은 과정이 어렵기 때문에 다른 것과 다르게 먼저 홍화를 한후 쪽에 담근다.)



다음의 밤 간색은 밤이 색이 약한 관계로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고, 양파간색은 카키색계통을 얻을수 있었고, 정향으로 갈색계통의 카키색을 얻을 수 있었다. 염색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제대로 된 재료가 필요한 것인데 마지막으로 갈수록 의지가 떨어진지라 새로 재료를 구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므로 누구를 탓하랴...
결국 철장액을 이용하여 검정색을 목표로 염색을 시작하였다. 철장액에 담그면 확실히 색은 강해지는데(환경적인 문제가 좀 있다.) 완벽한 검정색은 나오질 않는다. CMY를 전투적으로 섞어야 진한 검정색을 낼 수 있으므로 마지막에 끓인 소목에 담그고 나서야 어느정도 만족할만한 검정색을 얻을수 있었고, 나머지는 거의 강한 카키색을 띄었다. 쪽을 염색하고, 철장액에 담그고, 이렇게 반복한 것을 황토에 담그면 세무같은 느끼까지도 얻을수 있다고 하신다. 예전에 첫시간에 보여주셨던 세무느낌의 신발이 아마도 선생님이 말씀하신 그런 느낌인듯 싶다.



어쨌거나 전투적으로 염색을 하고 나니, 확실히 보람은 있다. 빨래줄에 널린 많은 천들이 어찌나 소중하게 느껴지는지.... 이걸 정말 어떻게 팔수 있을까.... '염색에 빠진다' 는 표현에 새삼 공감이 간다. 하긴 나는 시각디자이너 이기에 이런 기분을 경험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은 듯하다. 천연염색에 앞으로 내 인생에 어떤 모습으로 영향을 미칠지 모르지만은 천연염색이 어떤 것이며 얼마나 힘들고 즐거운 것인가는 분명히 알게 되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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