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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의 영혼_오히예사(류시화 옮김)
Book | 07/05/16 17:54






빅터파파넥을 읽던 도중 머리를 식힐겸 인디언의 영혼을 읽었습니다.
'신화의 힘'에서 조금 인디언의 존재를 엿보았지만
제대로된 인디언 관련 서적을 보기는 처음입니다.
인디언은 지구전체의 인류문화에서
가장 최적의 인류 문화환경을 형성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배가 고프면 참고, 날씨가 추우면 버티고, 풍족하면 감사히 즐겼습니다.
그리고 자연과 인간을 일치시킴으로서 자연에 순응했습니다.
인류의 성인들의 말씀을 그대로 실천에 옮긴 마지막 문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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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파파넥을 공부하면서 인디언, 이누이족 등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온 또 다른 인류 문명에 관련해 조금은 알아 둘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윤호섭 선생님께서 평소에 추천해주시던 인디언 관련 서적을 몇권 주문했다. 그 중 하나가 '인디언의 영혼'이다.
조셉캠벨의 '신화의 힘'에서 잠깐 인디언의 삶을 엿보았지만 그 책에서 말하는 인디언의 모습은 관찰자 입장에서 느끼는 인디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인디언인 당사자의 얘기를 엮은 것으로 인디언을 이해하고자 함에 있어 적절하다.


미국식 인류문명과 인디언의 인류문명의 문화는 아주 다르다.
서로의 시각으로 서로 다른 문명을 바라볼때 느끼는 이질감은 너무 크고 다른시각에서 다른문명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서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볼때 미국식 문명이 인디언의 문명에 비해 모자란듯하다. 인디언들은 미국식 문명에 눈과 귀를 기울였으며 충분히 듣고 판단하여 자신들의 문명과 비교하려 애썼다. 하지만 늘 스스로를 우월하다고 믿었던 백인들의 문명은 자신들을 말하며 고집하고 강요하려 했을뿐 다른 문명에 대한 배려는 존경심 따위는 전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한 문명이 다른 문명에 침투할때 종교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실제로 처음 백인들이 인디언들을 설득했던 가장 큰 수단이 선교사들이었다. 설교를 통해 백인문명을 전하고 인디언들의 그릇된 문명을 질타했다. 영혼의 설득이 영혼의 힘을 믿고 의지하여 살아온 문명에 아주 효과적이라고 믿었기 때문인듯하다.
하지만 인디언들이 선교사들의 집요한 설득에 귀를 기울인 것에는 이유가 있다. 선교사들의 설교가 자신들의 삶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디언들을 모아놓고 예수를 삶을 설교했던 선교사의 설교을 듣고 한 인디언 원로의 대답을 보면 알수 있다.


"나는 그 예수라는 사람이 인디언이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그는 물질을 손에 넣는 것, 나아가 많은 소유물을 갖는 것에 반대했다. 그리고 평화를 이야기 했다. 그는 인디언들과 마찬가지로 계산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었고, 사랑으로 일한 것에 대해 아무 대가도 요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얼굴 흰 사람들의 문명은 그런 원칙과는 멀거리가 다. 우리 인디언들은 예수가 말한 단순한 원칙들을 늘 지키며 살아왔다. 그가 인디언이 아니라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인디언들은 백인문명이 추구하는 삶이 자신들의 삶과 일치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백인문명은 추구하는 삶이 실제의 삶과 일치하지 않았다. 즉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았다. 인디언들은 여기에 이질감을 느꼈고, 결국 저항했다. 처음에 인디언들은 백인들을 환영했고 기꺼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들의 이상을 존중했다. 하지만 백인들이 자신들의 땅을 빼앗고, 자신들이 수천년을 지켜온 문명을 자신들의 문명안으로 구겨넣는 것을 참지 못했기에 저항했음을 알수 있다.


저자인 오히예사는 수우족인 인디언 부족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인디언으로서 교육을 통해 인생의 분명한 이해를 갖고 자랐다. 백인문명에 종속된 아버지를 따라 백인사회에 들어와 독일어, 라틴어, 프랑스어 등 많은 어학공부와 과학, 인문에 걸쳐 많은 교육을 받았고 나중에는 의학을 공부해 의사로서 활동하였다. 인디언 의사를 용납하지 못했던 백인사회에서 결국 의사자격을 박탈당한 뒤 인디언들의 인권을 위해 활동하다 생을 마감했다.
'오히예사'라는 이름은 승리자를 뜻한다고 한다. 그는 인디언에 관한 잘못된 오해를 풀기위해 몇권의 책을 썼고 그 책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지금의 내게도 그 영향을 끼친다.
인디언들의 이름은 자신들의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한다. 그리고 자신이 부여받은 이름에 걸맞는 삶을 살기위해 노력한다. 승리자라는 이름의 오예이사는 충분히 그 이름에 걸맞는 삶을 살았음을 알 수 있다.



디자이너인 나는 인디언들의 예술에 대한 시각을 보고 아주 흥미로웠다. 인디언들은 자연을 아주 신성시 했으며 그 자연을 그대로 모방하여 표현하는 것을 경계했다. 또한 인간을 신성시하여 인간의 얼굴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도 금지했다. 그렇기에 인디언의 예술들은 대부분 조금 추상적이면서도 실제 형상을 왜곡한 것들이 많다. 그들의 음악은 너무 심오하여 가사를 붙힐수 없었고, 모두들 스스로가 작곡한 음률로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또한 인디언의 예술은 상업적인 목적이 아닌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었기에 언제나 진실함이 있었고, 백인문명과 접촉하기 전까지는 인디언 작품을 돈 받고 팔거나 다른것과 맞바꾼 적이 없었다고 한다. 인디언들의 예술은 우리의 기준에서 조금 멀다. 그 이유를 오예이사는 이렇게 얘기한다.


"얼굴 붉은 사람들(인디언)이 문명 세계의 예술적 기준에 못 미치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우리에게 창조적인 상상력이 모자라서가 아니었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타고난 예술가들이었다. 다만 세상을 보는 우리의 시각이 다른 것일 뿐이었다."

저자인 오예이사가 인디언 몇몇 추장을 뉴욕의 미술관에 모셨던 때가 있었다고 한다. 그때 그 추장들은 하나같이 "백인들이 자연을 그렇게 파괴하면서 사각의 캠버스에 자연을 그려놓고 찬사를 보내는 모습을 이해할수 없다"며 의아해 했다고 한다.

나는 이책을 통해 문명과 문명의 충돌에서 서로를 고민해볼 여지가 많음을 느꼈다. 서로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어울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많은 사색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류시화선생께서 엮음으로 인해 아주 편안하고 읽기 쉬우며 시적이기까지 하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삶이 엮임에 있어 많은 메세지를 전달해 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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