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N_처음   |   GUEST_방명록
인디언 추장 연설문
Book | 07/07/05 11:23






인디언 추장 연설문


'인디언'들은 자신들을 '인디언'이라고 부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인디언'이란 단어가 '인도에서 건너온 야만인'이란 뜻으로 백인들이 아메리카원주민을 폄하하는 차원에서 불려지는 이름이다. 그들은 '아메리카 원주민'이란 단어를 사용하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편의상 입에 붙은 이 말을 어찌할 도리가 없기에 폄하하는 뜻이 아닌 일상의 용어로서 '인디언'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양해한다.


근래 인디언에 관련된 서적을 몇권 보았다. 백인들이 인디언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인디언에 대한 역사적 고찰이라기 보다는 백인의 개척역사 과시차원이 크다. 하지만 최근에 본 몇권의 인디언 관련서적은 상당히 인디언의 입장을 잘 조명했다. 오히예사의 '인디언의 영혼'은 인디언의 사상과 철학, 교육을 이해할 수 있었고, '신화의 힘'에서는 전체적인 인간사에서 인디언존재 의미를 되새길수 있었으며 지금 막 덮은 '인디언추장연설문'에서는 인디언 문명이 멸망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한 인간으로서 무엇을 위해 싸웠고 무엇을 지키려 했는지 엿볼수 있었다.


인디언도 똑같은 사람이다.
내가 이책을 보고 난 마지막 느낌이다. 그들은 백인보다 문명적으로 기술적으로 떨어졌지만 그들만의 사상과 종교를 통해 삶의 철학과 방식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그것은 인간의 보편적인 정신적 이상과 하나도 다를바 없었다. 어쩌면 그들이 백인들의 삶보다 더욱 더 고차원의 삶의 철학을 가졌고, 이를 실천하면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기술적인 능력에서 많이 뒤처진 인디언들은 결국 백인들에게 자신들의 안방을 내주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고통을 겪고 피를 흘렸다.
'인디언추장연설문'은 백인들이 처음 아메리카땅으로 이주해오면서 부터 초기아메리카 개척시대 전반에 걸쳐 인디언들이 받은 고통과 부당함을 호소하는 글들로 쓰여있다. 여기에는 인디언들이 터전을 빼앗기고 자신들이 문명이 유린당하는 과정속에서 많은 고통들을 겪음으로서 인디언들의 삶이 송두리채 뿌리뽑히는 과정이 들어있다. 대부분의 연설문의 요지가 그렇다. '우리는 당신들과 약속을 지켰지만 당신들은 왜 약속을 지키지 않습니까?' 에서 시작하여 마지막 즈음에는 '우리도 당신들과 같은 사람입니다. 우리도 당신들처럼 자유롭게 해주십시오'라는 하소연으로 까지 이어진다.


아메리카 개척사는 인디언의 멸망사이다. 초기에 호의로 받아주고 돌봐주던 백인들에게 배신을 당한 인디언들에게는 치욕의 역사이다. 물론 세계사의 흐름속에서 미국의 존재는 현재의 인간평등의 시대에 많은 역할을 했지만 그 속에는 인디언들의 피가 서려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기에 나오는 추장들은 하나같이 인디언들에게 있어 위대한 인물들이다. 그들은 대부분의 인디언들에게 존경받았고 그 통치력과 용맹스러움을 인정받았던 위대한 인물들이다. 그런 그들이 자신의 사상을 펼치기 보다는 하나같이 평화롭게 누울 땅과 먹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풍족했던 그들이 백인들에게 온갖 약탈을 당하고 나서 결국 나약한 존재로 전락해 자신들이 가난하다고 하소연하며 백인들에게 구걸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역사라는 것이 정말 허무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나는 어렸을때 어른이 되면 무언가 대단한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일들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상식적일 것이라고 생각했고, 권위적이고 정당한 틀속에서 모든 것이 진행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성인이 된 지금에 모든 기대는 무너졌다. 어른들의 세상도 어린이들의 세상과 별반 다름이 없음을 느낀다. 어쩌면 어린들의 모임과 행사가 더욱 활기차고 부끄럽지 않았다. 그때는 적어도 솔직했으며 더욱 진지했다. 인간이 문명화 되면서 그 욕심이 더욱 사악해짐을 느낀다. 사악해진 욕심은 결국 인간의 문명을 스스로 파괴하게 된다. 그런 역사적 시행착오를 얼마나 많이 겪어왔던가...
이런 의미에서 인디언의 역사는 더욱 슬프다. 그들은 자신들을 문명화 시키지도 않았고 그럴 생각도 없었다. 그들의 순수했고 현명했다. 최소한의 적정선을 지켰고 정의로움을 최고의 덕으로 삼았다. 그런 그들이 결국 다른 문명에 의해 멸망되었다.


나는 인디언의 멸망에서 지금의 지구멸망을 엿본다. 선생님께서 어떤 책의 인디언의 말중에 '백인들도 결국 자신들과 비슷하게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고 하셨다. 사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문명이 백인들의 문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들이 자신들끼리의 싸움을 끝내고 이제는 자신들의 어머니인 지구와 싸우고 있다. 지구를 송두리채 정복하려는 것이다.
인디언 연설문에 보면 풍요로웠던 자신들의 땅이 황폐해져감을 하소연하는 대목이 종종 나온다. 이렇듯 현재의 인간문명자체가 지구를 황폐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인디언의 영혼'을 보면서 지금의 문명이 인디언 문명의 반만 닮았어도 좋았을 것이란 생각을 하였다.
선생님께서 강의하시면서 가끔 인디언의 삶을 살아야 하지만 그렇지 못함을 한탄하시는 말씀을 종종 하신다. 이미 이 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로서는 물론 인디언처럼 야생으로 살아가기에는 너무 늦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의 자세, 철학은 반드시 되새기고 본받아야 한다. 이는 현 문명이 멸망시킨 인디언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기도 하고, 우리가 앞으로 살아남기 위한 희망이기도 하다.
 
 
 
관련글(트랙백) | 댓글
이 글의 관련글(트랙백) 주소 :: http://ecocreative.net/tt/rserver.php?mode=tb&sl=361

아이디
비밀번호
홈페이지 비밀글로 저장
내용
 






[PREV] | 1 | 2 | 3 | 4 | 5 | 6 | [NEXT]
ecocreative _ecological + creative
> Calender; 
> Category
분류 전체보기 (763)
Portpolio (99)
News & graphic (57)
Life (247)
Green_design (131)
Design (124)
Book (45)
memo (60)
> Article
+ 블로그 이동
+ 디자인에 박사 학위가..
+ 새 블로그
+ 메모
+ 갈림길
+ 디자인과 테크놀로지_..
+ 공생 공존
+ 이제석
+ 빈센트 반 고트(goat, 염..
+ ‘디자인 광풍’이 낳.. (2)
> Comment
+ 랜드의 선봉장~!! cod..
+06/24 - awdawd21
+ 카 지 노의 선봉장~!! ..
+11/06 - 김혜수
+ 어제 SBS스페샬의 "..
+12/10 - christa
+ 지금 보니까... 저도 4번..
+08/25 - 여경
+ 경향신문의 CI가 이렇게..
+08/24 - 윤희형
> Link
+ 강구룡 griong
+ 강주현_jdextaphor
+ 경향신문
+ 구정은 ttalgi21
+ 구혜린 greendolphin
+ 권승순 suede94
+ 권준호 jhkwon
+ 그룹사운드 magenta
+ 그린디자인전공
+ 김성라 rockoon
+ 김유진 greenankh
+ 김의래 euirae
+ 김진수 irrawaddy
+ 디자인 시장
+ 디자인 읽기
+ 서용빈 pyrechim
+ 성재혁 iamjae
+ 손미현 sohnmyun
+ 식탁 jejeji
+ 유혜인 haein85
+ 윤여경 ecocreative_2
+ 윤여경 새 블로그
+ 윤호섭 greencanvas
+ 이경재 ecodress
+ 이명우 greening
+ 이여형 liveinharmony
+ 이지원 hongjt10
+ 이진윤 leejeanyoun
+ 전씨 amberjeon
+ 정진열_therewhere
+ 제주부부 arooki
+ 지속가능디자인포럼..
+ 최성민_minister
+ 커뮤니티 nongjang
+ 트위터_tigeryoonz
 Trackbacks
 Archives
 Visitor count
_위치_이웃로그 +RSS +관리자

 

 

Warning: Unknown(): write failed: Disk quota exceeded (122) in Unknown on line 0

Warning: Unknown(): Failed to write session data (files). Please verify that the current setting of session.save_path is correct (.//session_path) in Unknown on line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