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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수령님
Green_design | 08/03/14 17:20




며칠전 MBC의 W에 시니컬해 보이는 한 영국사내가 브랜드 어쩌길래 채널을 잠시 멈추었다. 내용을 잠깐 소개하면 자신은 어릴적 브랜드가 없는 싸구려 옷을 입고 다니다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한뒤 브랜드 사나이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브랜드에 미쳐 항상 브랜드가 새겨진 옷을 입고 물건을 사용하고 심지어 브랜드를 소개하는 잡지까지 만들었다. 모델도 좀 했다고 한다.
그러던 그가 화장실에서 어떤 잡지에 난 글을 보고 바뀌었다. 브랜드에 엉켜있는 자신이 초라해 보였던 거다. 그 사내는 잡지에서 브랜드가 기업이나 광고회사에서 물건을 팔아먹기 위해 이미지화 시킨 허상(대략_기억이 잘 안남 -.-)이라는 내용을 보고 자신이 브랜드에 지금까지 농락당했다는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 사내는 그 후 공원에서 브랜드 화형식 같은 것을 치루고 현재는 브랜드 없는 옷과 물건들을 사며 저렴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브랜드에서 해방된 후 그 친구는 아주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만 자신의 표현함에 브랜드에 얽매이지 않고 맘껏 표현하는 자신을 더욱 멋지게 느낀다고 말한다. 그 친구의 나이는 20대 초반이다.


사실 처음 디자인을 시작하려 할때 나는 광고에 마음을 굳힌 상태였다. 여기저기 공모전을 하며 내공을 쌓았고, 마케팅과 경제에 관련된 수업들을 닥치는 대로 쫓아다니며 들었다. 광고에 관련된 친구들을 만나 광고에 대해 어쩌구 저쩌구 얘기 하는 걸 좋아했고, 한때 광고를 공부하는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광고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이미지를 주고 제품의 소비를 증대시켜 기업에게 돈을 벌게 해주고 소비자가 제품을 살 때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현대 사회의 가장 훌륭한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얼마나 어리석었던가....
위 사례에서 말하는 저 젊은이는 광고에 포장된 브랜드 마약을 끊고 행복해 졌다고 한다. 그렇다 세상에 일방적인 시선을 만들어 놓고 그 시선에서 떨어지는 사람들을 격리시키고 소외시키는 역할을 광고가 톡톡히 잘 해내고 있던 것이다. 그렇기에 ‘브랜드’라는 (사람 이름같은) 이상한 놈을 만들어 놓고 이놈과 친한 사람은 사회에서 세련된사람, 이놈과 친하지 않은 사람은 촌스런놈으로 치부한다. 그 실체 없는 브랜드는 광고회사에서 머리를 쥐어 짜서 만들어 내고 사람들에게 자극적인 메시지로 유혹한후 시간이 조금 지나면 사정없이 내쳐버려 또 다른 브랜드로 유혹한다.
결국 사람들은 실체없는 브랜드에 질질 끌려 다니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때 후배에게 명품에 미쳐있는 사회현상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명품이란 도데체 무엇인가? 원래 명품에는 좋은 의미가 많이 내포되어 있지만 현대 사회에서 명품이란 그냥 비싼거다. 정말 웃지 않을 수 없다. 하여간 그 비싼 걸 사면 그게 자기한테 어울리든 말든간에 그냥 스스로가 멋져 보인다. 아이러니 하게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에 명품가방을 들면 그 사람을 멋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이게 요즘 말하는 스타일이고 브랜드다.


스타일... 브랜드... 명품 이런거 사실 없다.
그냥 사회적으로 잘못 포장된 이상한 통념만 있을 뿐이다. 스타일이 그렇게 중요한 세상에서 스타일을 오로지 명품과 브랜드로 동일시 하는 이상한 현상을 무엇인가? 스타일을 만드는데 브랜드가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 그 스타일의 기준은 어디서 온 것인가? 결코 자신에게서 나온 것은 아닐 것이다.
주변에서 다그치는 그래서 그래야만 하는 스타일인 것이다. 디자이너들도 마찬가지다. 스타일을 주도한다고 자부하여 스타일만을 외쳐되는 자랑스런(?) 디자이너들도 브랜드에 미쳐있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스타일도 브랜드 안에서 찾는다.


에구... 이런 현상을 도무지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실 위의 영국사내가 본 내용은 별거 없다. 광고공부 쫌 해본사람이면 브랜드가 허상이라는 것 쯤은 누구나 안다. 아니 현대에서 그걸 모르는 젊은이가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여전히 많은 매체에 세뇌당했기에 그들도 자신을 콘트롤 하지 못할 뿐이다. 누구를 욕하겠는가? 현대 소비사회가 이런 구조로 되어 있는데... 자신의 주관보다는 객관적 사회적 시선이 더욱 중요한 사회인 것을... 객관적인 사회적 시선이 개인의 자존심이 되어 버린 이상한 세상인 것을...


그냥 여전히 ‘브랜드 수령님’을 외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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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ㅎ 08/03/18 15:44 R X
흠. 그리고 절라 웃긴게 도대체 왜 "고가 브랜드"를 "명품"이라고 부르는지 도무지 모르겠어. 이건 우리나라만의 표현이긴 하지만 완전히 잘못된 표현이라고 생각하거든. 사실 이 "명품"이란 단어도 초창기 광고기획사 이거나 수입업체 이거나 누군가의 머릿 속에서 나온 말이겠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비비안 웨스트 우드는 좋아해. 그래픽이 끝내주거든...물론 비싸서 안사지만.

여경갤러거 08/03/23 13:27 X
'명품'이란 단어는 본래 유럽의 부르쥬야 패션인 '오트 쿠티르'를 한국말로 바꾼 단어인데 비싸게 팔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된듯한데...
명품은 그 품질에 있어 당근 훌륭한 디자이너들을 채용하기에 좋은 작품들이 있을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해 하지만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인해 옷이나 제품의 본래 역할이 아닌 부의 상징이나 신분의 상징쯤으로 호도되는 현실이 더 문제이지... 너가 비싸서 못사듯이 ㅋ
심폴 08/03/29 13:49 R X
이 친구군요. '헬로우,그린제너레이션인뉴욕' 프로젝트 이야기할때 주위에서 이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이 남자가 말한 것 중에 브랜드 중독 전과 후 다르지 않은 것은. 친구들이 여전히 나를 다르게 보지 않는다는 것. 이라고 들었어요.
여경갤러거 08/03/31 13:40 X
아 반갑습니다.
가끔 보는데 많은 대화를 나누진 못했군요
우리는 자기 생각을 가지는 것보다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는 것이 더욱 절실합니다.
방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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