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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한국의 것을 못찾았는가
Life | 10/02/26 11:47
한국적인 것
어쩌면 우리는 찾고 있는 대상을 잘 모르고 있지는 않을까.
아니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모르는 것은 아닐까.
'근대사가 끊겼다' '현대사가 너무 굴곡졌기에 그럴 여유가 없었다'는 등의
변명은 이제 의미가 없어 보인다.
한국의 근대사는 아프지만 존재했다.
현대사는 굴곡졌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며 차분히 진행되고 있다.
다만 주변 선진국에 비해 서양에 코리아의 인지도가 낮을 뿐이다.
아니 코리아디자인 인지도가 낮을 뿐이다.


세계에 우리 것을 알려야 한다는 기치.
어릴적부터 귀에 인이 박히도록 들어왔던 이야기다.
조금 생각있는 사람들의 이런 주장은
주변 강대국에 비한 우리의 초라함에 기인한 것으로
무언가 우리 것을 찾아 우리도 세계속에 우뚝 서기 바라는 마음을
그 속에 있는 나로서도 무척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벌써 수십년 동안 우리 것에 대한 논란과
그것을 알기 위한 노력이 그렇게 많았음에도
아직 딱히 우리 손에 잡히는 것이 없고
여전히도 우리 것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으니
세대만 바꿔가며 반복되는 논의가 이제는 안타깝다.
경쟁의 논리로 접근되는 우리 것의 논란은 더이상 진전할수 없음이 증명된 것이 아닐까.


한국의 것은 바로 이시대 우리의 생각이고 우리의 모습이고 나 자신이다.
현재 이 순간을 가볍게 여기고, 어제를 반성하지 못하고,
일주일전을 망각하며 살아가는 우리가 어찌 10년전, 100년전, 1000년전을 논할 수 있을까.
지금 바로 우리의 생각속에, 우리가 하는 말의 단어에, 우리의 당연한 행동에
우리가 쓰고 있는 생활용품에, 우리의 삶의 자세에, 스쳐 지나는 우리 주변 환경에
우리가 그토록 찾길 바라는 한국적인 것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
드러내지 않았을 뿐, 혹은 인식하더라도 그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고 부정적으로만 바라봐 자꾸 바꾸려만 한다.
현재의 우리 자신을 그 자체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당장의 우리 주변의 것들, 우리의 마음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너무도 당연하여 느끼지 못했고, 그냥 지나쳤고, 인식되지 못했던 것들을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한다.
너무 깊에 숨을 쉬고 있기에 표면적인 것에 익숙해져 버린 우리는 깊은 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여전히 잃어버린 과거를 청산하지 못하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고 있다.
이 시대의 한국. 현재를 망각한 채 어찌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까.
우리것을 잃어버리려는 위기에 닥쳤을때 비로소 우리 것이 보이기 시작하며
비로소 우리것의 소중함을 자각하게 된다는 최범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벌써 잃어버렸거나 혹은 절대 잃어버릴수 없는 것들을 생각할 때가 왔음을 느꼈다.
그것이 우리의 디자인이며 우리의 문화임을 인식하지 못했다.
당장의 우리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우리 현실과 내 자신을 한탄하게 된다.


봐라. 한류가 넘실대고 있다. 단순히 마케팅의 성과로만 치부될 수는 없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것도 현대의 우리다.
이 시대의 우리의 문화이자 정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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