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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미학비판 _ 볼프강 프리츠 하우크
Book | 10/08/20 11:31
볼프강 하우크가 내 안에 또 하나의 과제를 던졌다.
그 과제는 '불가능'이다.



사용가치 : 상품으로서 쓸모, 요구
교환가치 : 상품과 상품이 서로의 요구에 따라 교환되는 것


이 책은 빅터파파넥 만큼이나 상당히 불편한 감정을 직접적으로 준다.
상품의 사용가치와 교환가치, 그리고 매개체인 돈
돈에 의해 이 사회의 모든 이성과 감성은 파괴된다.
파괴된다는 표현이 좀 과격하게 다가오지만
실제로 우리의 생활이 돈으로 가치매겨짐으로서 모든 것은 자본에 의해 통제된다.
우리는 사용가치가 있다고 가정하고 모든 교환을 하지만
사용가치의 가치매김은 결국 자본이 통제하고 있음을 즉시해야 한다.
사용가치는 돈으로 철저하게 평가되고, 우리는 그 평가를 존중하도록 요구되어 왔다.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의 모순은 돈에 의해 세탁되어 왔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용가치의 허상속에서 교환가치만을 추구하고 있다.
사용가치라고 자신을 달래지만 교환가치에 모든 것을 의존하게 된다.
그리고 교환가치는 우리의 모든 이성과 감성적 판단을 통제한다.
모든 상품은 각각의 감성을 가지고 있지만 교환가치와 돈은
그 주관적 감성을 무시한다. 이렇게 감성은 파괴되었다.
현대는 미디어가 그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디어 또한 돈맛을 보았기 때문이다.


자본(돈)이라는 공룡은 모든 것을 흡수했고 흡수한다.
인류가 실험한 모든 사회 제도적 시행착오를 자본 앞에 무릎 꿇렸다.
현대의 자본주의는 사회주의, 공산주의, 민주주의, 파시즘 모두 자본이라는 가치안에서 존립될 뿐이다.
인간의 욕망을 교묘하게 조작하여 자본주의는 이제 스스로 굴러갈 수 있는 동력을 획득했다.
교환이 아닌 사용과 필요에 의해 생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회주의적 생산시스템도 결국 자본주의적 생산시스템에 굴복했다.
현재의 자본주의는 이런 사회주의적 실험의 시행착오 마져도 모조리 먹어치웠다.
그것이 복지든 미적가치든 상관없이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자본아래 종속되었다.
자본주의의 생산은 사용의 목적보다는 이윤(교환)을 목적으로 상품을 생산한다.
만약 그것이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사용의 가치가 있은 것이라 할지라도
그 생산자는 자본가에 종속되고 사용가치는 교환가치 아래서 평가된다.


디자이너는 이런 상황에서 사용가치 보다는 교환가치를 위해 봉사한다.
사용가치를 교환가치로 교묘하게 포장하도록 강요받고 있으며
자본가의 이윤을 위해 디자이너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의 목적이 정당하다고 할지라도
본질은 사용가치를 올리는 것보다는 교환가치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모든 논리의 자신의 상황적 함정에서 허우적대는 합리화에 불과하다.
그 어떤 정당성도 자본과 이윤을 넘는 사다리가 되지 못한다.


내가 생각하고 주장하는 가치는 모두 '가상적 환상이다'라고 볼프강 하우크가 지적했다.
그렇다. 나는 결국 현체제와 현재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지적하기 보다는
나의 부조리했던 경험에 빗대 현재와 대척점을 형성하고 싶어했고
그곳에서 논리의 날을 세워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어떤 환상적 자각에 빠져 생각하고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이것 또한 자본의 존재 가치를 드높히고
그것을 통해 존재감을 만끽하고 즐기며 자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모든 새로운 가치들은 자본가들에 의해 종속된다.
모든 예술과 미적가치, 도덕적가치들은 자본가의 사무실에 집에 존재하고 있음을 늘 확인하고 있지 않은가
결국 자본주의 속성, '교환가치와 돈'으로 평가되는 근본적인 속성을 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또 그 안에 종속되어 있으면서도 애써 부정하고 스스로 합리화 하지는 않았을까.
내가 생각하고 주장하는 모든 가치가 환상일 뿐임을 이미 스스로 알고 있지 않았을까.


변화는 불가능하다.
'불가능' 이 단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오는 가장 강렬한 단어이다.
불가능. 이 단어를 통해 차가운 마음으로 내안을 들여다본다.


하지만, 볼프강 하우크가 간과한 것은 분명 있다. '삶'이란 단어이다.
전체적인 자본주의와 이 사회체제의 논리에 상황을 놓고 이야기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존재감과 삶의 향유적 입장에서 본다면
전체논리에 빠져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인류 역사는 여러가지 순차적인 과정을 겪었고, 그 과정속에서 수많은 상황들이 혼재했다.
그런 혼재 속에 우리의 '삶'이 있다.
'삶'이 교환가치에 종속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 안에서 기쁨, 사람, 슬픔, 좌절 등을 겪으면 살아간다.
이것은 그 자체만으로 중요하다.
그렇기에 상황을 올바로 판단하고 인식하는 잣대로서는 이 책이 주는 교훈이 있지만
이 책에 종속되어 냉소적이거나 비관적인 자세로 일관할 필요는 없다.
좀더, 긍적적이고 낭만적이 마음으로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것이 상황을 바꿀수는 없더라도 개인의 만족이나 개인의 행복에는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불가능'은 주변에 논리적으로 설득할수는 없을 지도 모르지만
개인의 마음가짐으로 극복할 수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세상은 변하고 있고 또 변화해야만 한다.
자신의 경험에 빗대 가치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욕구, 그리고 실천
이것은 존중되어야 한다.
이것이 볼프강 하우크가 나에게 준 '불가능'을 극복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것을 자본주의의 진보라고 말한다해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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