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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Life | 11/01/30 15:26
여전히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하지만
아직은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고 힘주어 말하지만
후배가 건네준 책 한권에 기인해서인지
내 나이가 30대 중후반에 들어서인지
최근 나의 '노후'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문득 고개를 돌려 한 노인이 복지관에서 어떤 이에 의지해 쓸쓸히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30년 혹은 40년 뒤의 내 모습을 떠올린다.
누군가에 의지해 걷고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에 애태우며 기다리는
미래의 내 모습과 오버랩되며 마음이 조급해진다.
어쩔수 없이 이 사회를 살아가는 나약한 한 인간이기에...
또 자연의 섭리에 따른 생명의 퇴보가 당연하다 말 할수도 있지만...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은 슬프다.


아직은 여유 있는 시간을 생각할때 조금은 위안이 된다.
퇴직까지는 20년, 힘없는 상황까지는 30년 혹은 40년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
돌이켜 20년 전의 고딩이었던 나, 30년 전의 초딩 입학전의 나와 비교할때
현재의 나는 확실히 안정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지금의 내가 지난 10여년의 결실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어쨌든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20년, 30년의 시간은 여전히 충분하다.
과거 20, 30년전에 비해 시간적, 상황적 현실은 확실히 유리하다.


그런데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위해 살아갈 것인가를 따져보면
20, 30년전의 그때와 별 다를 것이 없다.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다행인 것은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무기로
무엇인가 준비를 하면 충분히 가치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것이고
불행인 것은 언제나 나의 우산이 되어주었던 가족에게 더이상 의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금전적이든, 개인의 자아실현이든, 이제 서서히
무언가 나의 미래를 보듬을 고민과 실천을 시작해야 할때라 여겨진다.
옛날에는 하나의 짧은 성과가 다른 성과로 이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하나의 성과를 이루기 위해 긴 시간동안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하루를 단순히 보내기 보다는 하루를 멀리 내다보는 삶이 필요하다.
이것을 차곡차곡 내 안에 쌓아... 미래에 힘없어 보이는 내 한발자국 한발자국에
자신감과 자존감을 담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노후.
이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삶을 마무리하는 단계, 삶의 긴 여정에 종지부를 찍는 과정이다.
최근에 돌아가신 박완서 선생님과 어느 촌부의 죽음이 무엇이 다르겠냐만은
그분들 스스로 삶을 돌아볼때 혹은
그분들이 남긴 발자국의 선명함과 깊이를 떠올리면
무언가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박완서 선생님과 촌부의 삶중 어느 것이 옳다고 확신할 수 없다.
이 불확실함이 인생을 선택하는 큰 갈등이다.
또, 위대한 삶을 살고 싶다고 살아지는 것도 아니요.
촌부의 삶을 살고 싶다고 살아지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상기할때
결국, 모든 삶은 내가 꾸리고 내가 평가해야 하는 것임을
또... 혼자서 웅얼거린다.


어쨌든 확실한건 앞으로 몸에 힘이 떨어지고, 정신이 나약해질 때를 위한
양분을 차곡차곡 쌓아야 한다는 점이다.
'인생은 한방'이란 격언만을 믿고 무차별적인 소모적 삶은 이제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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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관련글(트랙백) 주소 :: http://ecocreative.net/tt/rserver.php?mode=tb&sl=776
11/04/15 02:57 R X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여경 11/04/18 18:01 R X
비슷한 고민을 할 시기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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