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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디자인
Design | 11/02/09 14:40
나는 불교신자는 아니다.
'불교와 디자인'이라는 쌩뚱맞은 연결고리와 고민은
'그린과 '디자인'이라는 쌩뚱맞은 연결고리와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최근 일본의 디자인이 조용한 설득력을 발휘하는 것은
바로 일본의 불교의 근본 이념을 배경으로 한다.
그것은 바로 '무無'의 개념이다.
하라켄야, 후카사와, 야나기 무네요시 등 일본의 유명 디자이너와 미학자는
자주 이 불교의 근본 개념 '無'를 바탕으로 자신의 디자인의 원인을 밝힌다.
이 '無'의 불교 개념은 중국 불교의 개념이다.
본래 인도 불교의 개념인 '공空'이
중국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無'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불교에서 '無'의 의미가 확장되고 개념화 되었다.
그리고 중국불교는 일본으로 전해졌다.


예전에 '無'와 디자인을 조심스레 연결해본 적이 있다.
"일본 디자이너들이 말하듯 이 '無'는 '비움'으로 나아간다.
즉, 디자인에서 비움이란 대상과 디자인의 완전한 일치가 아닐까 한다.
그 일치는 완전한 자연스러움의 형태로 상당히 상대적인 개념이며
일종의 절대적 기준을 가지기도 한다.
절대적 기준 중 하나는 윤리적 문제이기도 하고 쓰임의 문제이기도 하다.
여튼 일본에서 비움은 고요함을 말한다.
하지만 비움은 대상의 목적에 따라 즐거움이 될 수도 있고 슬픔이 될 수도 또 고요함이 되기도 한다.
대상과 그 쓰임이 디자인과 일치를 위한 비움의 형식을 결정한다.
그렇기에 디자인에서 최고의 경기는 완전한 일치이다.
하지만 완전한 일치는 불가능하여 늘 어긋나기에 디자인은 늘 창의력을 요구한다.
그리고 항상 새롭고 즐겁고 재밌다.
이런 디자인의 불완전성은 세상에 즐거움과 재미를 제공하게 된다.
완전한 일치가 되는 과정에서 어긋하는 감정의 소리가 나는데
이 감정은 즐거움이과 재미고 기쁨이고 슬픔이고 분노가 될 수도 있지만
결국 완전한 일치가 되면 감정은 사라지고 결국 '고요함'이 된다.
이런 디자인과 나의 삶과 연결지으면 내가 추구하는 인격과 현실이 어긋나기에
나란 존재가 아직 살아갈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까지 나아갈수도 있다.
이 불일치와 불완전함은 우리 삶을 풍성하게 이끄는 것일수도 있다.
디자인이 꿈꾸는 궁극은 '無' 즉 '비움' 완전한 일치, 즉 '없음'이다.
이 '없음'은 바로 '의식하지 않음'으로 풀 수 있으며 이것은 더 이상 할것이 없거나
의식하지 않고 사용하는 도구와 물건, 사람이다.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은
지극히 익숙하다는 것이 완전히 의식화되고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자연스럽게 곁에 두게되는 것.
이것이 '없음'이요 '비움'이다. 이것은 디자이너 능력의 문제라기 보다는 시간의 문제일 수도 있다.
디자이너들은 늘 이런 불가능한 완벽함을 꿈꾸며 조급하게 디자인하게 된다.


'無'의 개념과 '空'의 개념은 다르다.
'空'은 없음이나 비움이 아니다. '空'은 변화함을 말한다.
'空'의 개념은 불교의 연기설에서 나왔다.
연기설은 모든 것은 직접원인, 간접원인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이것은 인因.연緣.이라 말하는데 이 원인들이 서로 얽혀
모든 것은 고정되지 않고 변화한다고 말한다. 마치 연기처럼....
이 변화함이 바로 '공'이다.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기면 저것이 생기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고, 이것이 없어지면 저것도 없어진다"는 의미다.
'空'은 '변화'를 말하는 것이며 완전한 일치인 '無'의 개념과는 다르다.
어쩌면 '空'은 완벽한 진리나 완전한 일치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일수도 있다.
그러므로 디자인에서 '空'은 바로 '과정'을 말하는 것일수도 있다.
만들어가는 과정, 익숙해지는 과정, 폐기되는 과정.... 등
모든 것이 과정 속에서 변화하고 그 변화를 인정하는 것이 바로 '空'이다.


부처님은 보리수 나무아래서 처음 눈을 뜨면 제자들에게 말한다.
"모든 것은 고통이다. 사는 것이 고통이다"


불교는 모든 것의 원인을 '고통'으로 둔다.
불교는 '고통'을 없애기 위해 깨닫음을 얻는 종교다.
당시 힌두교는 고된 수행이 문제가 되었다고 한다.
사는 것이 바로 고통이기에 굳이 고통을 위해
무리한 고된 수행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부처님은 사람들을 위로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無'이건 '空'이건 불교의 개념이 어떤 것이 옳다 그르다를 떠나
근본적인 것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묻고 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어쩌면 '空'은 '無'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일수도 있다.
익숙해짐으로서 완전한 일치와 완전한 사랑의 깨닫음을 얻는것.
즉, 중국(일본)에서 인도의 불교 개념을 오해한 것이 아닌
더 나아간 개념을 말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 상상해 본다.



디자인은 물건의 고통을 해결하는 과정이자 결과다.
디자인을 삶의 과정이란 인식으로
디자인과 불교의 개념을 연결해 봄으로서
우리가 삶의 고통을 없애듯 디자인에 있어 고통을 대한다면
훨씬 더 진실된 디자인에 가까워질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불교와 디자인을 조심스레 연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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