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때 2잔의 소주를 들이 부었다.
'들이 붓다'는 표현은 대주가들에게나 쓰이는 표현일지 모르나
나같은 소주가들에겐 2잔도 과분하기에 들이 붓는 기분이 든다.
게다가 내 몸에는 얼굴을 이용한 술 경고기능이 설정되어 있다.
술이 들어가면 얼굴이 발그레~ 해져서 주위의 사람들에게 "술좀 고만 주세요"란
표현을 간접적으로 하게 된다. 실제로 그래서 회식자리에서 술을 적게 먹기도 한다.
무슨무슨 호르몬이 부족하여 술을 빨리 해독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과학적으로 증명되어 있지만.... 내 알 바 아니다.
그냥 난 술 좀 들먹길 바라기에 붉은 경고등이 반갑기만 하다.
솔직히 술에 대한 나의 얼굴은 솔직하다는 점에서 훨씬 더 훌륭하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의지를 솔직히 표현하기란 참으로 힘이 든데...
자연적인 현상으로 이렇게 떳떳하게 좋고 나쁨을 표현하니
얼마나 담백하고 솔직하고 직접적이며 담담한 표현인가...
스스로 솔직하지 못해 가슴을 앓이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는 나와 비교할때
내 몸이 나보다 낫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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