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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6일 _해당되는 글 1건
08/04/06   공간과 디자인


공간과 디자인
Design | 08/04/06 16:38
최근 들어 디자인에 관련하여 많은 생각을 한다. 디자이너로서 긍정적인 변화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나는 그 고민들을 즐긴다.
얼마전 사람들에게 “디자인은 공간을 만들어가는 작업”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사실 편집디자인에서 공간의 흐름으로 시선의 흐름을 이동시키거나 잡아야 한다는 설명에서 파생된 말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공간이란 단어의 의미가 점점 커지고 공간이란 말자체가 생각의 주변을 뱅뱅 돌고 있다.



공간


참으로 매력적인 말이다. 그냥 말자체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뭔가 채워진 것 같기도 하고 비어있는 것 같기도 하다. 왠지 무척 세련되 보인다. 디자인은 공간을 만들고 다루는 작업이라는 것은 단순히 편집디자인의 문제가 아닌 전체 디자인의 문제인 듯 싶다. 물론 건축과 인테리어는 완전히 직결된다. 시각디자인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담 다른 디자인들은?... 역시 직결된다. 이런식으로 생각의 점들을 연결짓다보면 모든 디자인이 공간과 직결된다.
빅터파파넥이 도공은 진흙으로 도자기를 빚지만 우리에게 유용한 것은 도자기 안의 빈공간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디자인의 기능성을 말하기 위해 꺼낸 말이긴 하지만, 디자이너 입장에서 생각해 볼때 상당한 디자인의 목적성을 부여할수 있다. 도공은 진흙으로 도자기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닌 도자기의 빈공간의 존재를 만드는 것이다. 즉 도공이 도자기를 어떻게 만들어내는냐에 따라 공간에 성격이 부여된다. 뾰족한 공간, 둥근 공간, 사각의 공간, 입구는 좁지만 아래는 한없이 넓은 공간 등등 여러 가지 공간의 성격을 만들 수 있다. 또한 그 도자기의 표면에 재질, 도자기의 손잡이 등의 장식에 따라 공간의 성격이 부여된다. 나아가 도자기에 그려진 그림과 도자기가 놓여지는 곳에 따라 그 공간의 성격은 또 다른 성격을 부여한다. 이렇듯 도자기 안의 공간은 도공의 손길을 떠날때까지 계속 그 성격이 바뀐다. 그것이 깨져버리든 팔리든 간에...
도공처럼 디자이너는 항상 공간속에서 공간에 성격을 부여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처음 스케치북을 사서 하얀 스케치북을 바라보면 아주 흐뭇하다. 그리고 곧 많은 고민을 하게 되고 조심스럽게 하얀 공간에 선을 긋는다. 그러면서 스케치북의 공간은 성격이 부여된다. 무엇이 스케치북의 빈 공간에 채워지냐에 따라 그 공간은 쓰레기가 될 수도 있고 100억원 호가하는 그림이 될 수도 있고, 인류에게 아주 유용한 메시지를 줄 수도 있다. 이렇듯 공간의 의미는 상당히 소중하다.


디자인은 우리가 삶을 살아감에 있어 좀더 효율적으로 윤택하게 살기 위해 존재한다. 이는 단순히 사용상의 기능의 문제만이 아닌 나아가 우리의 감성에 있어 일상생활에서 미적 충족을 느끼도록 하는 심미적인 기능으로서도 상당히 중요하다. 그렇기에 디자인은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존재하며 항상 인간의 삶의 방식을 유도하거나 거들고 있다.
이를 공간에 빗대어 말하면 삶의 공간을 디자인으로 채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기에 공간에 있어 디자인은 너무나 중요하다.


나는 최근들어 디자인의 철학(?)과 방향 등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공간이라는 문제에 부딪치면서 디자인의 목적과 그 방법에 대한 고민까지 더하게 되었다. 디자이너는 어쨌든 대안을 내놓아야 하는 직업이므로 이런 고민은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공간에 있어 시작되는 고민들은 또한 지금까지 내가 했던 디자인들에 대해 많은 자성을 하게 된다.
내가 어떤식으로 공간에 가치를 부여할수 있을까? 또 내가 부여한 공간의 가치가 사람들에게 과연 유용할까? 또 하나의 쓰레기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닌지? 너무나 주관적인 공간은 아닌지? 등등 여러 가지 의문점도 고민이 공간의 가치부여에 부담감을 준다. 또한 지금까지 공간보다는 그 형태에 집착했음에도 문제가 있다. 형태의 성격만을 고민하여 그 형태가 주변의 것들과 어떤 관계를 이룰지에 대한 고민이 적었다. 물론 디자인단계에서 충분한 고민을 해야 하지만 디자인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형태적인 문제해결에 빠져 공간을 자주 망각한다.
예전에 정시화 선생님 수업시간에 형태들 사이에 놓여있는 공간을 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 와서야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듯도 싶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공간은 또 다른 형태로서의 공간이 아닌 형태가 즉 공간을 형성하고 그 공간이 형태를 형성하게 된다는 의미로 느껴진다. 즉 모든 것이 연결되고 조합되어진 전체적인 공간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디자인을 할때 이 공간의 문제는 계속 나를 괴롭힐 듯 싶다. 이것이 나에게 또다른 스트레스가 아닌 디자인의 유용성을 높이는 것에 기여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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