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세력다툼에는 크게 관심은 없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정치 상황은 현 정권과 여당의 탁월함에 혀를 내두른다.
며칠전 여당과 현 정권은 헌재에서 미디어법 결재를 드디어 받았다.
판결의 요지는 "절차는 위법하나, 법안은 유효하다"라는
앞뒤가 서로 배반되는 역사에 기리 남을 논리였다.
이는 야당을 달래고 여당에 선물을 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하지만 이것는 여당, 야당의 정치싸움을 떠나 현 정권에 대한 굴복이다.
어쩐지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현 정권은 느긋해 보였다.
전날 야당은 재보선에서 승리했다. 겉으로 3:2 승리지만 그 면면을 살피면
표심은 여당에 대한 엄청난 경고가 숨어 있음을 대뜸 알수 있다.
그렇지만 이 재보선의 결과도 불도져 정권의 시동을 끌수 없었다.
얼마전 현 정권은 '정운찬 총리 카드'를 내 걸었다.
야당과 국민들은 아리송해 졌다. 진보인사로 분류되었던 케인즈 학파의 정운찬 총리는
현 정권의 경제정책 방향과는 전혀 맞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외로 정운찬 총리는 현 정권에 빠르게 적응해 갔다.
그리고 야당은 혼란에 빠졌다.
위 모든 것을 극적으로 실현시킨 배후의 공로자가 있다. 바로 박근혜다.
현재 모든 문제에서 그 해결사로 톡톡히 역할을 하고 계신다.
모든 비난의 화살은 교묘히 피하며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
이번 재보선에서 박근혜는 확실한 존재감을 한번더 여당내에 심어주었다.
선거 여왕인 그녀는 이번 재보선에서 입을 다물었고, 그 결과 여당은 패했기 때문이다.
몇달전 미디어법은 국회에서 통과 위기에 빠졌다.
여당내 야당으로 분류되던 친박계의 반대기류가 있었기 때문이다.
미디어법의 문제점을 줄곧 지적해 오던 박근혜는
법안 통과 당일 갑자기 입장을 바꾼다. 결국 미디어법은 통과가 되었다.
이번에 헌재에서 미디어법이 사실상 승인을 받았다.
납득할수 없는 판결에 진보단체, 시민단체, 야당은 즉각 반발을 하고 나섰다.
야당과 진보단체 등이 비난의 활사위를 당기려 할때
현 정권은 또 다른 갈등 카드는 들고 나온다. 바로 세종시 논란이다.
정운찬 총리가 시동을 걸고 나섰다.
세종시 수정론으로 패배했다는 재보선 결과와 무관하게
정운찬 총리는 이 카드로 정국의 이슈 방향을 바꾸려 시도한다.
하지만 민심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인터넷 등에 미디어법과 헌재를 성토하는 패러디들이 쏟아지고
진보언론 등 많은 언론이 이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기세다.
절치부심 하던 야당은 힘을 받아 이 기회를 살려 주도권을 잡으로 한다.
이때 또 근혜누나가 짜잔~ 등장한다.
"세종시는 원안대로 통과해야 한다" "정총리께서 뭘 모르신다"
이 두 분의 세종시 갈등으로서 다른 갈등들은 조용히 뒤로 밀리고
세종시 문제로 갈등의 양상이 바뀌게 된다. 야당은 또 허를 찔린다.
야당이 절치부심해서 준비한 제시한 모든 문제들이 관심에서 멀어진다.
언론과 국민의 관심은 자연스레 여당내 두 거물들에게 시선이 쏠린다.
다음 정권의 대권주자로서 자연스레 '박근혜 VS 정운찬'으로 정리된다.
둘의 갈등으로 인해 정운찬 총리를 여당내 대권주자로서 확실하고 빠르게 자리매김 시켜준다.
이번 재보선으로 정치적 타격을 입은 여당의 또 다른 대권주자 정몽준 대표는
다행히 한숨 돌릴 시간을 번다.
박근혜. 이 얼마나 대단한 카드인가...
이제 모든 관심은 다시 정총리와 박근혜의 여당내 갈등으로 점철된다.
미디어법과 비슷한 양상이다. 세종시 갈등 또한 어떻해든 풀릴 것이다.
여당내 야당으로 분류되는 친박계는 정말 이 정권에서 최고의 디딤돌이다.
여당의 갈등속에서 다른 야당과 국민의 민심은 언제고 힘을 잃고 만다.
현 정국에서 모든 갈등과 그 주체들은 현 정권과 여당으로 귀결되고 있다.
나는 이들의 정치력에 고개를 숙인다.
민주주의에서 갈등은 다양한 갈등으로 풀어야 한다는 최장집 교수의 조언이
최근 가장 잘 실천되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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